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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김호중, 연출 소속사, 촬영은 CCTV…사건 재구성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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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1회 작성일 24-05-1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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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뺑소니 등 김씨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의 행적을 좇고 관련자들을 조사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경찰 조사와 함께 김씨의 행적을 고스란히 보여준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라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주연 김호중, 연출 소속사, 촬영은 CCTV…사건 재구성 [사사건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나온 김호중이 대리기사가 대기하는 검은색 승용차에 타고 있다. 채널A 캡처
◆유흥주점→집→술집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김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찾았다고 한다.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는 입장문에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김씨가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을 마시진 않았다고 했다.

유흥주점에서 나온 김씨는 일행들 배웅을 받으며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김씨가 술을 마시진 않았지만 유흥주점이 서비스로 대리기사를 불렀고 이를 이용했다는 게 소속사 측 설명이다.

집으로 갔던 김씨는 오후 11시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신호를 기다리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유흥주점에서 귀가했던 김씨는 지인들을 만나러 다시 나와 다른 술집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낸 김씨는 아무런 조처 없이 그대로 달아났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김호중이 모는 차량이 택시를 들이받고 있다. SBS 캡처
◆뺑소니 후 바뀐 운전자

사고가 발생하고 2시간여 지난 10일 오전 2시쯤. 한 남성이 경찰을 찾아 자수했다. 김씨의 매니저였다. 그는 사고 당시 김씨가 입었던 옷으로 바꿔 입고 경찰을 찾았다.

경찰은 매니저의 휴대폰을 입수했고 김씨가 ‘사고를 냈다. 대신 경찰에 출석해달라’고 요청한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속사 측은 매니저의 거짓 자수를 지시한 건 김씨가 아니라 소속사 대표라고 주장한다.

매니저를 조사한 경찰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씨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김씨는 응하지 않았고, 경찰이 김씨의 집을 찾아갔을 때도 김씨는 집에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사고를 내고 집으로 가지 않았다. 약 11㎞ 떨어진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향했다. 자수한 매니저 외 다른 매니저가 김씨를 회사 차량에 태워 피신시켰다고 한다. 경찰의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잠적했다는 의심을 받는 부분이다. 통상 술을 마시고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이용한 음주 측정으로는 사고 당시 음주 여부를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

김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17시간이 지난 뒤인 10일 오후 4시30분쯤에야 경찰을 찾았다. 경찰은 그제야 김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진행했으나 사고 발생 후 시간이 많이 흘러 유의미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강제수사 나선 경찰…소속사 “우리 잘못”

사고 당일 김씨 행적을 조사하던 경찰은 김씨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졌다는 것도 확인했다. 음주 운전 여부 등 사건의 전말을 밝힐 핵심 증거가 없어진 것이다. 김씨는 첫 경찰 조사에서 메모리카드가 ‘원래’ 없었다고 진술했는데, 이후 소속사 측은 사고 직후 개입한 매니저 3명 중 1명이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경찰은 지난 14일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같은 날 김씨를 한차례 불러 오후 8시30분부터 8시간가량 밤샘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메모리카드 행방과 사고 당일 행적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발생한 차 사고 직후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거리에서 김호중이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채널A 캡처
경찰은 지난 16일 김씨의 집과 이광득 대표 집, 소속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김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은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입건됐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을 찾았고,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쓴 것으로 보고 음주 운전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속사의 조직적 움직임에 김씨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씨가 매니저에게 전화해 거짓 자수를 요청하고, 옷도 바꿔입었던 정황을 파악한 만큼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술잔에 입은 댔지만 마시진 않았다”

김씨의 뺑소니 의혹이 불거지고 소속사는 김씨의 음주 운전과 은폐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사고 직후 김씨는 ‘공황’ 탓에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소속사 대표는 김씨를 보호하기 위해 매니저들에게 행적을 지우라고 지시했다는 게 소속사 측 입장이다.

음주 의혹에 대해 소속사는 김씨가 유흥주점에서 동석자들과 어울리기 위해 ‘술잔에 입은 댔지만 마시진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술 대신 ‘17차’를 마셨다고 한다.

이 대표는 소속사의 과잉조처에 대해 “사고 당사자가 김씨란 게 알려지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밝혔다. 김씨 소속사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추가로 내고 “김호중은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이 대표 등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씨 측은 변호인 2명을 선임했는데 이 중 한 명은 한때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조남관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대검찰청 차장 출신으로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김호중은 이날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공연 무대에 선다. 뺑소니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고 나오는 첫 공식 석상이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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