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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취업·결혼·출산 3중 지각 사회…일상이 된 난자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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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24-08-2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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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난자 수 3년새 두배 넘게 급증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에 ‘난자 냉동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4층 건물 전면을 채운 분홍색 대형 현수막엔 ‘지금저장소’라고 적혀 있었다. 난임 치료로 유명한 서울의 한 병원이 난자 냉동 판촉 목적으로 지난 8일에 문을 연 이 점포엔 20일까지 1만명 넘는 여성이 방문했다. 매장 곳곳에서 20대 남녀 직원들이 방문객 여성들에게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을 던지며 난자 냉동 상담을 하고 있었다.

이날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여성들은 “난자 냉동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 줄 알았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안전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은 ‘자궁내막증이 있어도 시술이 가능할까?’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데 난자 냉동 시술이 가능할까’ ‘부작용은 없을까’ 같은 질문을 연발했고, 직원들은 “냉동 난자라도 수정受精·출산엔 지장이 없다”고 안내했다. 난자 채취 비용은 300만원 선, 난자 은행 보관 비용은 1년 20만~30만원 선이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과거 불치병 진단 등 극단적 상황을 앞두고 선택했던 난자 냉동이 2030 여성들의 ‘결혼 전 필수 옵션’으로 대중화하고 있다. 전국 의료 기관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 개수는 2020년 4만개가량에서 지난해 10만개가량으로 늘어났다. 결혼·취업·출산 등 인생 관문 연령이 전반적으로 늦춰지면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난자를 보존하고 싶다’는 여성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작년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은 3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중 가장 높은 연령을 기록했다.


이날 ‘지금저장소’를 찾아 난자 냉동을 결심했다는 직장인 주모30씨는 “입시·취업 관문을 거치는 데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썼기에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다”며 “하지만 40대가 넘어서도 결혼하거나 아이를 갖고 싶을 수도 있기에 난자 냉동은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했다. 난자 냉동 전문 마리아병원 주현우 부원장은 “냉동 난자로 출산한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며 “냉동 난자로 첫째·둘째 아이를 낳은 여성들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가임 능력이 나이와 밀접하다고 말한다. 초혼 여성 평균 연령이 31.5세가 됐고, 40세 안팎 노산老産도 드물지 않아진 상황이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난자는 자궁보다 훨씬 빨리 노화한다”며 “가임력이 유지되는 30대 초반의 젊은 난자를 채취해 보존하는 것이 향후 늦은 결혼을 생각했을 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쓸 수 있는 난자 개수는 100만~200만개.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난소가 노화해 인공수정을 위한 난자 채취가 어려워지기에 미리 난자를 냉동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난자보다 세포 구조가 단순한 정자를 냉동 보존하는 방안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결혼 연령도 높아지면서, 난임의 원인을 남성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상당해지고 있다. 한 난임 클리닉 전문의는 “요즘 난임의 원인은 과로·음주·흡연 등으로 쇠약해진 남성에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난임 원인의 절반 이상이 남성에게 있는데 남성 대상 클리닉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지자체들도 난자·정자 냉동 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관내 6개월 이상 거주한 20~49세 여성 650명을 대상으로 난자 동결 검사 시술비를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 지원한다. 경기도는 도내 20~49세 600명을 대상으로 난자 동결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남성 정자 채취 시술비도 최대 30만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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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김영은 인턴기자한국외대 졸업 김지혜 인턴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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