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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경무관을 한 손에?…임성근 구명 의혹 이종호는 도이치 계좌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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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4-07-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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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로비 의혹 키맨 이종호는 누구?]
해병대 출신 도이치 자문사 전직 대표
김건희 여사 계좌 관리인... 1심서 유죄
경찰 경무관 치안감 승진 청탁 정황도
허세? 실세? VIP가 누군지부터 밝혀야
사단장·경무관을 한 손에?…임성근 구명 의혹 이종호는 도이치 계좌관리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사단장 구명을 위해 "VIP에게 말하겠다"고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 외압 의혹은 구명 로비 의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가 실제 사단장 인사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희대의 브로커였는지,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 과장했는지를 가리는 일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위를 가리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10일 본보가 확보한 공익신고자 A씨와 이 전 대표 통화 녹음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9일 "그 해병대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임성근이? 그러니까 말이야. 아니 그래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 가지고 ○○전직 경호처 직원 B씨이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원래 그거 별 3개중장 달아주려 했던 거잖아. 이 XX임 전 사단장가 사표 낸다고 그래 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이라며 임 전 사단장의 사의를 제지한 것처럼 얘기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가 문자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라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인 이 전 대표와 A씨, 거론된 B씨, 그리고 현직 경찰관 등 4명은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5월엔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모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녹취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가 한창이던 올해 3월 4일에도 있었다. 이때 이 전 대표는 A씨와 통화하면서 "쓸데없이 내가 개입이 돼가지고. 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의 사표를 막는 데 영향력을 미쳤다고 다시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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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로비를 주장하는 측에선 그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2020년부터 수사선상에 올랐고, 2021년 말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법원은 이 전 대표가 소속된 블랙펄인베스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의 컨트롤타워라고 짚었다. 특히 김 여사 명의 증권계좌 두 개를 두고 "블랙펄인베스트 이사 또는 이 전 대표가 직접 운영해 시세조종에 이용한 계좌로 인정된다"고 봤다. 그 역시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서로 직접 아는 사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VIP를 특정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전 대표를 신뢰할 수 없는 건 그의 말에 허언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A씨와 통화하면서 당시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이던 한 경찰 고위 간부를 거론하며 "○○것도 오늘 저녁때 되면 연락 올 거야"라며 "○○○ 서울 치안감. 별 2개 다는 거. 전화 오는데 별 2개 달아줄 것 같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무관은 승진하지 못했다. 브로커의 블러핑일 수도 있다는 단서다.

이를 두고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수사받고 재판받고 하는 것을 온 동네 다 알고 있는데 김 여사가 연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이 전 대표가 평소 칭하는 VIP가 누군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 검찰 간부는 "선입견 없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철저히 수사해 있는 그대로 밝히는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당사자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녹취록이 공개된 후 "악의적으로 짜깁기됐다"는 입장이다. "B씨가 전한 메시지를 읽었을 뿐 자신의 의견이 아니었다"며 "VIP 역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얘기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VIP는 통상 대통령을 가리키고, 해병대 내에서도 사령관을 VIP라 부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임 전 사단장도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누군가에 의해 구명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 보고서 결재를 번복한 지난해 7월 31일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28일 김 사령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그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보고서 결재가 번복된 건 7월 31일이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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