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면허 취소 상사와 카풀…연차 내니 난 출퇴근 어떡하라고? 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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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출·퇴근 때 정반대에 사는 직장 상사를 카풀해주고도 비용 한 번 받지 못하고 되레 면박만 들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면허 취소된 회사 상사와 카풀 때문에 퇴사 생각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대 후반 사회초년생이라고 밝힌 A 씨는 "난 강화도에 살고 있어서 차 없이 김포로 출퇴근할 수 없다. 그래서 차를 구매했고, 회사 면접을 봤다"고 운을 뗐다.
면접관으로는 대표와 과장이 들어왔고, 당시 대표는 A 씨의 이력서를 보더니 "강화도 사시네요?"라고 물었다. 이어 과장에게 "너랑 같이 다니면 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처음엔 저 말이 친해지라는 의미인 줄 알았다. 입사한 지 한 달 지나고 갑자기 대표가 오더니 30대 중반 과장이랑 카풀하라고 하더라"라며 "사회초년생이고 첫 직장이라 얼떨결에 알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과장은 A 씨의 집과 정반대에 위치한 곳에 살고 있었다. A 씨의 집에서 회사까지는 21㎞, 30분이 걸렸다. 그러나 과장을 태워서 가면 42㎞로 거리가 늘고, 회사까지 가는 데 58분이나 걸린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과 거리위, 과장을 카풀하면 걸리는 시간과 거리아래. 온라인 커뮤니티
A 씨는 "출·퇴근하면 하루에 40㎞를 더 뛰어야 하는 거다. 게다가 퇴근하면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과장은 맨날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대화하자고 한다. 담배도 5개비나 피운다"며 "스트레스받는데 사회 초년생이라 원래 직장 생활이 이런 건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게다가 커피마저 뿜빠이다. 하루는 과장이 샀으면, 다음 날은 내가 사야 한다"며 "기름값 한 번 받아본 적이 없다. 그렇게 두 달을 카풀했다. 아침에 비 오면 더 일찍 출발하고, 과장 집은 전원주택이라 경사도 높아서 차체가 낮은 내 차가 항상 쓸린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경력에 흠이 갈까 봐 1년만 참기로 다짐했다. 사건은 A 씨가 수습 생활이 끝나고 처음으로 이틀간의 연차를 내면서 시작됐다.
그는 "연차 쓸 때부터 과장이 그럼 난 출·퇴근 어떻게 하냐고 면박을 주더라. 그전엔 어떻게 출·퇴근했냐고 물으니까, 엄마가 데려다줬다고 하더라"라며 "과장님도 차 사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당당하게 차 있었는데 음주해서 면허 취소됐다고 하더라"라고 황당해했다.
연차 이후 A 씨가 출근하자, 과장은 "너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했다. 이제부터 연차 쓸 거면 한 달 전에 나한테 말하라"고 말했다.
참다못한 A 씨는 "이건 아니지 않느냐. 나는 과장님 카풀 때문에 하루에 40㎞를 두 달 동안 더 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를 옆에서 듣던 한 직원은 "카풀 비용 얼마 받냐? 회사에서 카풀 비용 10만원씩 준다"고 알렸다.
A 씨는 "사실 10만원도 부족한데 난 수습사원이라 여태까지 못 받고 있었던 것"이라며 "한 달에 세후 210만원 받으면서 기름값으로 40~50만원을 쓰고 있다. 너무 화가 나서 대표한테 말하고 퇴사할 예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과장한테 그동안 내가 태워준 기름값 받으려고 하는데 받을 수 있을까?"라며 조언을 구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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