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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이건 진짜 아니다"…폐가 체험 방불케 하는 독립영웅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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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24-08-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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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광복절, 둘로 쪼개졌다, 통합이 아니라 갈등의 장이었다, 여러 말이 나오며 시끄러웠죠.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게 뭐였을까, 고민하게 하는 현장이 있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의 생가인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창피할 만큼 엉망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9일 밀착카메라는 바로 이 집에서 시작합니다.

제가 문을 이렇게 통과하니까 여기 보면 오랫동안 방치된 티가 납니다.

생활 쓰레기도 보이고요.

또 아주 오래된, 먼지가 잔뜩 낀 의자도 하나 보이네요.

이 안쪽으로 들어오면 지금 잡초가 무성해서 제가 들어가기가 힘들 정도인데, 여기 조심하십시오. 안쪽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쪽에 생활 공간이었던 걸로 보이는데요.

낡은 TV도 보입니다.

오른쪽에는 굴뚝도 보이고, 지금 여기 전체적으로 보면 주변에 있는 폐가와 합쳐져서 굉장히 스산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제가 여길 폐가라고 부르기 상당히 죄송스러운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가 바로 어디일까요?

문 밖에 있는 문패를 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자, 감독님 여기 비춰주시죠. 바로 독립유공자의 집입니다.

경기 화성시 일대에서 3·1만세운동을 주도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차병혁 선생의 생가입니다.

마침 이날은 광복절 화성시 3·1만세길 코스 중 하나라 방문객도 종종 보입니다.

[양유나/방문객 : {보시기에 어떤 느낌이 드세요?} 너무…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진짜…하나도 보존이 안 돼 있는게. 아…이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약간 좀 이렇게 감정이 벅차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죠.]

부모님과 함께 온 이 어린이.

[배수빈/방문객 초등학교 1학년 : {여기 보면 어떤 것 같아요?} 왠지 좀 풀이 많아요. {풀이 많아요?} 풀 좀 깎아야 할 것 같아요. {보니까 이 집 어때요?} 음…좀 더러워요.]

어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배석훈/방문객수빈 양 아빠 : {지금 이 상태로는 아이들과 다시 올 수 있겠다? 없겠다?} 아…조금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역시 화성지역 대표적 독립운동가 차희식 선생의 옛 집이 있던 터입니다.

지금 이 집은 이후에 다른 소유주가 짓고 살다가 떠난 지 20년도 더 된 곳인데요.

그래서 곳곳이 낡고 폐허가 된 모습입니다.

이렇게 보시면 바닥에는 온통 유리 조각들이 이렇게 있고요.

벽지는 벗겨져 있고 거미줄도 껴 있습니다.

또 저쪽 구석을 보시면 옛 주인이 그대로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유리 그릇도 잔뜩 쌓여 있습니다.

마치 일부러 돈을 내고 폐가 체험을 온 듯한 그런 느낌까지 드는데요.

한켠에 이렇게 화장실에 있던 변기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화성시청은 이곳들이 등록 문화재가 아니고 사유지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

[화성시청 관계자 :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있었다면 문화재니까 관리를 했을 텐데, 일단 저기가 사유지여서, 저희가 요청하신 사항이 있을 때마다 최소한으로는 해드렸어요.]

취재가 시작되자, 화성시청은 후손들과 소통을 늘리고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역사공원 한켠에 이렇게 이 지역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동암 장효근 선생 업적을 기리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민족정신을 후대에 길이 전하기 위해서 고양시에서 세웠다라고 문구도 있는데 보면 생가 안내문입니다.

사진과 주소까지 있는데요. 이 근처라고 합니다.

안내문부터 이렇게 나뭇가지가 잔뜩 걸쳐 있어서 좀 불안하긴 한데 생가가 어떤 상황인지 직접 찾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지금 낭떠러지입니다. 조심하세요. 저기 지붕 보인다. 지붕.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독립운동가의 생가라는 걸 알 길이 없습니다.

공원에 자기 고장 독립운동가라고 홍보 표지판까지 세웠는데, 그리고 주소까지도 친절하게 적어놨는데 그 주소대로 찾아와보니까 지금 이런 상황인거예요.

고양시청 담당부서는 아예 존재 조차 모르는 분위기입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 아까 죄송한데 그 어디 생가요? {독립운동하셨던 장효근 선생이요.} 장효근 선생…고양시에 있나 보죠?]

현재 국가보훈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생가는 전국에 47곳뿐.

지자체까지 외면하면 대부분 고령인 후손들은 어떤 지원제도가 있는지 제대로 안내도 받지 못한채 그냥 떠맡게 되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표현 그대로 빌려서 끝맺음 해보죠.

자유를 향한 그 투쟁을 벌인 적지 않은 독립 영웅의 삶의 발자취, 흔적은 지금 이렇습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지원]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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