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고 착한 사람"…영등포 노숙인 집단폭행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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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 6번 출구 앞. 전날 이곳에서 노숙인간 집단폭행이 발생해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박진호 기자 |
"원래 직업은 중식당 요리사였어요. 딸 결혼식 때 신은 구두가 소중하다고 노숙하면서도 가방에 넣어서 다녔어요. "
서울 영등포동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6번 출구 앞에서 지난 21일 저녁 8시 15분쯤 노숙인 3명이 이곳에서 50대 노숙인 김모씨를 폭행했다. 김씨는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22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주변 상인 박모씨는 사건 소식을 듣고 "왠지 오늘 늘 주변에 김씨와 노숙인이 늘 있던 자리에 없더라"라며 피해자 김씨에 대한 얘기를 털어놨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영등포역 5번과 6번 출구 근처, 영등포우체국 맞은편에선 노숙인들이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시는 마신다. 사건 현장 역시 이들이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장소라고 한다. 이날 오전에도 사건 현장에서 불과 3~4m 떨어진 곳 영등포역사에는 여전히 노숙인 6-7명이 바닥에서 누워 잠들어 있었다.
사건 현장 근처 편의점 점주 김모씨는 "여기에서 13년 근무하면서 주변 노숙인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김씨는 부인하고 자주 통화하면서 집에 좀 있다 들어가겠다고 하고 안 들어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실업급여를 신청해서 첫번째로 타고 이달 말일에 두번째로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 마시고 기분 좋다고 돈 타서 5만원씩 나눠주고 그랬다"며 "김씨는 순하고 착하게 생긴 인상이지만 고집이 세다"고 덧붙였다.
김씨 지인 최모씨68는 "김씨는 아들과 딸이 있고 부인과 술 때문에 이혼한 지 1년밖에 안 됐다"고 했다.
사건 현장이 내려다 보이는 건물 2층에서 네일샵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전날 사건을 목격했다고 했다. B씨는 "노숙인들 많고 맨날 시끄러운 곳"이라며 "그래서 어제도 뭐 평소처럼 그냥 시끄러운 일 있나 보다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가 퇴근 준비하면서 문 잠그고 앞을 보니까 사람들 많았다"며 "퇴근하면서 내려가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CPR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신고자라고 주장하는 노숙인 C씨는 술에 취해 있었다. 6번 출구 근처 노숙인 쉼터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는 "3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며 "한사람이 벽에 앉아 있고 한 사람은 어디 위에 있었다"며 "그 사람들 초저녁부터 술을 마셨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피해자 코에 손을 대보니 숨을 안 쉬었다"며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중전화에서 신고하고 돌아왔더니 2명이 없어졌다"고 했다.
가해자들 역시 노숙인이었다. 사건 현장 근처 노숙인 쉼터 관계자는 "어제 경찰관들이 와서 가해자로 추정되는 노숙인이 쉼터에 왔었냐고 물었다"라며 "쉼터 이용자 정보는 개인 정보라 자세한 이야기는 해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공동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한 노숙인 3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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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 6번 출구 근처. 전날 영등포역 근처 한 편의점 앞에서 노숙인간 집단폭행이 발생해 1명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건 현장 근처엔 노숙인 쉼터가 있다. /사진=박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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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sejin@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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