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샤워 대실로 버틴다…단풍객 몰려와도 설악동은 텅
페이지 정보
본문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로 접근하셨습니다.
Internet Explorer 10 이상으로 업데이트 해주시거나, 최신 버전의 Chrome에서 정상적으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앵커]
단풍이 절정인 설악산은 방문객 발길이 끊이질 않지만, 정작 인근 상권은 유령도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찾는 사람 없는 숙박업소들은 샤워 대실이라는 궁여지책으로 버티고 있는데, 망가진 설악동 상권,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단풍철엔 평일에도 북적이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와 가까운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B지구 주차장은 차 댈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자 상황은 달라집니다.
방금 보신 차가 가득했던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오면 이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옵니다.
유리창이 잔뜩 깨져 있어서 이게 무슨 건물인가 궁금해질 정도인데 저 간판을 좀 비춰주시죠. 모텔이었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이렇듯 이 주변에 폐업한 상태로 이런 상태로 방치된 숙박업소 건물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멀리 떨어진 설악동 C지구쪽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대형 버스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2층짜리 아케이드 상가입니다.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특히 이런 단풍철에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다 폐업하고 이 1층짜리 식당 한 곳만 영업을 간신히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주말에 한두 그릇 파는 게 전부라고 식당 주인은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와 보시죠. 이곳에도 청소년 단체 손님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업체, 아이스크림 가게 그리고 노래방 등이 즐비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말 그대로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이 아케이드 상가 소유주가 18명으로 나눠져 있어서 재개발을 하는 것도 추진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그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주변 상인 : 누가 전에 한 번 와서 여기 영화 찍는 데인 줄 알았다라는 거야. 1960년대 영화. 뭐 저렇게 해놓고 뭔 장사를 하냐 막 이러면서 그래요.]
당일치기 관광객이 늘었고, 속초 시내에 더 가성비 좋은 호텔이 많아졌습니다.
[관광객 : 이런 숙소는 안 묵죠. 못 묵죠. {저기 15분만 가면 바닷가 속초에 호텔이 많은데.} ㅍ그러니까 거기랑 차별화해야 해요. 제 얘기는 여기는 목조 주택으로 해서 산 밑에 그런 집 있잖아요. 예쁘게. 유럽에 가면 많잖아요.]
손님이 끊기니, 관리할 돈이 없고, 그렇게 상권 전체가 망가졌습니다.
속초시에 따르면 설악동 내 숙박업소 80곳 중 영업중인 곳은 단 30곳.
그나마도 주말 장사가 대부분입니다.
일부는 살아남기 위해 샤워 대실 이라는 변종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산한 사람들에게 5천원에서 1만원 정도 받고 빈 방에서 샤워만 하게 해주는 겁니다.
직접 가보니, 입구부터 정상 영업을 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제가 등산객을 대상으로 1인당 1만 원을 받고 샤워 대실이라는 걸 해준다는 숙소에 왔는데요.
숙소 상태를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 보면 이렇게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가 돼 있고요.
휴지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혀 비워지지 않은 상태고요.
또 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먼지가 쌓인 바가지도 보입니다.
샤워 타올도 누군가 사용한 상태 그대로 이렇게 방치가 돼 있고 비누도 이렇게 그냥 방치가 되어 있네요.
또 다른 숙박업소.
여긴 샤워 대실 요금이 5천원이었는데, 천장이 다 뜯겨나간 방에 딸린 욕실이었습니다.
최근엔 주변 식당들도 밥 먹은 손님은 식당에서 샤워 가능 이란 식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주변 상인 : 저 위 식당에서 임의로 샤워 시설을 해놓고 된장찌개나 밥을 팔면서 무료로 지금 또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나마도 못하는 거죠.]
수학여행과 신혼여행까지, 1980~90년대 설악동은 밤이 되면 오히려 더 화려했습니다.
지금이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그나마 이 대로변에 있는 식당들은 불을 켠 곳이 있지만, 오가는 손님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오면요.
가로등이 아니고 불을 켠 상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건어물 가게도 문을 닫은 지 오래라고 하고요.
더 안쪽에 있는 치킨집, 호프집, 노래연습장 모두 오래전에 문을 닫은 채 그대로 방치가 된 상태입니다.
마치 유령 도시에 온 그런 기분까지 들 정도입니다.
설악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난 7월 속초시는 100억원을 들여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주변 상인 : {저기 스카이워크가 상권에 도움이 되나요? 어떤가요?} 상권에 거의 도움이 안 되죠. 상권에는. 왜냐하면, 숙박을 여기서 안 하고 식사를 안 하고 해봐야 아이스크림, 음료수 사 가는 것 정도.]
흉물로 방치된 건물 수십 동을 정리하는 게 시급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건물주와 연락이 안닿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속초시청 관계자 : 건물 주인 중에 아예 한국에도 안 계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과연 설악동은 오래 머물고 싶은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한때는 번창했던, 하지만 지금은 시대를 못 따라간 낡은 관광지로 끝나게 될까요.
분명한 건 이렇게 흉물처럼 방치된 건물이 늘어갈 수록 악순환의 늪은 더 깊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장준석 /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핫클릭]
▶ "한동훈 굉장히 씁쓸해해…면담 성공적인 결과 아냐"
▶ 윤 대통령 돌연 순방 연기에 위약금 최소 8억6천만원
▶ "간 크다" 관광지 가 인증샷을…해경청장 출장 논란
▶ "친구 바지 벗기고 중요부위 촬영한 초등생"…학교는
▶ "한국에서 잠깐이라도 뛰겠다고.." 해버지 뭉클한 5분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단풍이 절정인 설악산은 방문객 발길이 끊이질 않지만, 정작 인근 상권은 유령도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찾는 사람 없는 숙박업소들은 샤워 대실이라는 궁여지책으로 버티고 있는데, 망가진 설악동 상권,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단풍철엔 평일에도 북적이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와 가까운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B지구 주차장은 차 댈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자 상황은 달라집니다.
방금 보신 차가 가득했던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오면 이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옵니다.
유리창이 잔뜩 깨져 있어서 이게 무슨 건물인가 궁금해질 정도인데 저 간판을 좀 비춰주시죠. 모텔이었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이렇듯 이 주변에 폐업한 상태로 이런 상태로 방치된 숙박업소 건물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멀리 떨어진 설악동 C지구쪽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대형 버스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2층짜리 아케이드 상가입니다.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특히 이런 단풍철에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다 폐업하고 이 1층짜리 식당 한 곳만 영업을 간신히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주말에 한두 그릇 파는 게 전부라고 식당 주인은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와 보시죠. 이곳에도 청소년 단체 손님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업체, 아이스크림 가게 그리고 노래방 등이 즐비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말 그대로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이 아케이드 상가 소유주가 18명으로 나눠져 있어서 재개발을 하는 것도 추진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그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주변 상인 : 누가 전에 한 번 와서 여기 영화 찍는 데인 줄 알았다라는 거야. 1960년대 영화. 뭐 저렇게 해놓고 뭔 장사를 하냐 막 이러면서 그래요.]
당일치기 관광객이 늘었고, 속초 시내에 더 가성비 좋은 호텔이 많아졌습니다.
[관광객 : 이런 숙소는 안 묵죠. 못 묵죠. {저기 15분만 가면 바닷가 속초에 호텔이 많은데.} ㅍ그러니까 거기랑 차별화해야 해요. 제 얘기는 여기는 목조 주택으로 해서 산 밑에 그런 집 있잖아요. 예쁘게. 유럽에 가면 많잖아요.]
손님이 끊기니, 관리할 돈이 없고, 그렇게 상권 전체가 망가졌습니다.
속초시에 따르면 설악동 내 숙박업소 80곳 중 영업중인 곳은 단 30곳.
그나마도 주말 장사가 대부분입니다.
일부는 살아남기 위해 샤워 대실 이라는 변종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산한 사람들에게 5천원에서 1만원 정도 받고 빈 방에서 샤워만 하게 해주는 겁니다.
직접 가보니, 입구부터 정상 영업을 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제가 등산객을 대상으로 1인당 1만 원을 받고 샤워 대실이라는 걸 해준다는 숙소에 왔는데요.
숙소 상태를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 보면 이렇게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가 돼 있고요.
휴지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혀 비워지지 않은 상태고요.
또 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먼지가 쌓인 바가지도 보입니다.
샤워 타올도 누군가 사용한 상태 그대로 이렇게 방치가 돼 있고 비누도 이렇게 그냥 방치가 되어 있네요.
또 다른 숙박업소.
여긴 샤워 대실 요금이 5천원이었는데, 천장이 다 뜯겨나간 방에 딸린 욕실이었습니다.
최근엔 주변 식당들도 밥 먹은 손님은 식당에서 샤워 가능 이란 식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주변 상인 : 저 위 식당에서 임의로 샤워 시설을 해놓고 된장찌개나 밥을 팔면서 무료로 지금 또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나마도 못하는 거죠.]
수학여행과 신혼여행까지, 1980~90년대 설악동은 밤이 되면 오히려 더 화려했습니다.
지금이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그나마 이 대로변에 있는 식당들은 불을 켠 곳이 있지만, 오가는 손님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오면요.
가로등이 아니고 불을 켠 상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건어물 가게도 문을 닫은 지 오래라고 하고요.
더 안쪽에 있는 치킨집, 호프집, 노래연습장 모두 오래전에 문을 닫은 채 그대로 방치가 된 상태입니다.
마치 유령 도시에 온 그런 기분까지 들 정도입니다.
설악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난 7월 속초시는 100억원을 들여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주변 상인 : {저기 스카이워크가 상권에 도움이 되나요? 어떤가요?} 상권에 거의 도움이 안 되죠. 상권에는. 왜냐하면, 숙박을 여기서 안 하고 식사를 안 하고 해봐야 아이스크림, 음료수 사 가는 것 정도.]
흉물로 방치된 건물 수십 동을 정리하는 게 시급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건물주와 연락이 안닿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속초시청 관계자 : 건물 주인 중에 아예 한국에도 안 계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과연 설악동은 오래 머물고 싶은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한때는 번창했던, 하지만 지금은 시대를 못 따라간 낡은 관광지로 끝나게 될까요.
분명한 건 이렇게 흉물처럼 방치된 건물이 늘어갈 수록 악순환의 늪은 더 깊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장준석 /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핫클릭]
▶ "한동훈 굉장히 씁쓸해해…면담 성공적인 결과 아냐"
▶ 윤 대통령 돌연 순방 연기에 위약금 최소 8억6천만원
▶ "간 크다" 관광지 가 인증샷을…해경청장 출장 논란
▶ "친구 바지 벗기고 중요부위 촬영한 초등생"…학교는
▶ "한국에서 잠깐이라도 뛰겠다고.." 해버지 뭉클한 5분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관련링크
- 이전글[단독] 의식 찾은 경찰 간부 상관 괴롭힘 육성 증언 입수 24.10.22
- 다음글[단독] 명태균 "꿈 얘기 나눈 건 사실"…김 여사와 영적 대화 일부 인정 24.10.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