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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포르셰입니다"로 자기소개…강력한 열쇳말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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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회 작성일 23-10-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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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김희수의 3분이면 할 말 다함ㅣ자기소개 전략

나를 표현하는 10개 문장 분석…핵심 개념·소재 두셋 추려

핵심은 앞부분에 간명하게…강렬한 인상과 메시지 전략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살면서 말할 기회가 여러번 생깁니다. 단둘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몇몇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 앞에서 연설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간혹 난처한 상황도 생기는데요. 발표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시작 전에는 시간이 충분하니 준비한 대로 마음껏 이야기해도 된다고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사정이 생겼다며 3분 안에 이야기를 마쳐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말하는 도중에 ‘그만 마쳐달라’고 종료 사인을 보내올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정신없이 끝내기는 했는데, 준비한 내용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말하기의 기본은 두괄식입니다. 글쓰기에선 주제와 상황에 따라 연역적 방법두괄식과 귀납적 방법미괄식을 모두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말하기에선 두괄식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매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 그런데 처음부터 핵심 내용을 말해버리면 남은 시간은 어떻게 채우라는 거지?’ 좋은 질문입니다. 그러나 “전달력은 메시지의 양에 반비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메시지가 간명할수록 전달은 잘됩니다. 말이 길어지는 게 문제지, 짧다고 싫어하는 청중은 없습니다.

슈퍼카 포르셰와 개구리 아로미


자기소개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나를 표현하는 10개 문장 작성 숙제를 해보면서, 오랜만에 내 인생을 되돌아보며 많은 추억과 정보를 충분히 쟁여놓았을 것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릴 적 이야기부터 꺼내놓으면 될까요? 하지만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하는 건 진부한 전개 방식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셨을 겁니다. 물론 나의 어린 시절을 궁금해하는 자리가 있을 수 있겠죠. 팬미팅 등 내게 무한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 앞에선 이런 방식의 이야기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내가 하는 말은 사람들의 평가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전략적인 말하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모아놓은 자료와 사실관계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나와 관련된 정보를 찬찬히 살펴봅시다. 겹치거나 유사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서 의미를 부여해 두세가지 키워드핵심 소재로 정리해봅시다. 여기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제 말하기 수업에서 있었던 실제 자기소개 사례를 보겠습니다. 한 40대 여성 수강생은 자신을 포르셰에 비유했습니다. 처음에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본인이 명품 슈퍼카라는 도발적인 규정에 자존감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을 넘는 오만함의 반영인가’라는 의구심도 생겼습니다. 여하튼 그의 자기소개는 첫마디부터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뒤이어 그는 자신의 어릴 적 별명이 ‘아로미’라고 했습니다. 1980~90년대 한국방송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의 여자 주인공이 아로미입니다. 별명을 들으니 이분의 외모가 어떨지 충분히 상상이 되시죠. 여성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처음부터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분은 개의치 않고 스스럼없이 먼저 말씀을 하셨습니다.

덕분에 이야기를 나눌 때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줄어들어서 서로 대화를 나누기가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자신 있게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포르셰와 아로미는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 건지? 포르셰라는 별명은 평소 알고 지내던 개그맨이 그에게 지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포르셰의 전면부 디자인이 개구리 눈을 참고해 만들어진 거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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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을 귀하게 치장하는 능력


“오, 당신은 포르셰네요.” “제가 그렇게 고급스러운 사람인가요?” “포르셰의 전면부가 개구리 눈을 참고해서 만든 거라서요. 하하.”

만약 이런 대화가 오갔다면 여러분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사람 비행기 태우더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대인배’였습니다. 어려서부터 별명이 아로미여서 별 상관 없었다며, 오히려 귀한 애칭을 얻게 됐다고 했습니다. 포르셰의 비밀을 설명 듣고서 저는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말하기 수업을 하고 있는 저보다 한 수 위인 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준에 그쳤는데, 이분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약점을 귀한 이미지로 치장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연을 기반으로, 간단하지만 강력한 자기소개를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포르셰입니다. 제 지인이 지어준 별명입니다. 날렵하고 재빨라서요? 리치 앤 영, 부자라서요? 세련된 이미지여서요? 안타깝게도 모두 아닙니다. 날렵하게 빠진 포르셰의 전조등은 개구리 눈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렸을 때 제 별명이 ‘아로미’였습니다. ‘개구리 왕눈이’의 여자 주인공 아로미 아시죠? 제 눈이 개구리를 닮았거든요. 한때는 이 외모와 별명으로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린다고 감춰지는 게 아니어서 여기에 얽매이기보다는 다른 제 장점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줬더니 제게 포르셰라는 황송한 별명을 지어주신 분도 나타났습니다. 아마 제가 제 외모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더라면 제 지인은 차마 이런 멋진 별명을 지어줄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스스로 명품 슈퍼카 포르셰라고 생각하니, 아로미일 때보다 자신감이 더 많이 생겨났습니다. 여러분도 약점 혹은 감추고 싶은 게 있을 거예요. 만약 숨길 수 없다면 숨기는 것에 지칠 것 같다면 차라리 툭 터놓아보세요. ‘그래, 나 이런 약점 있다. 그런데 주눅 들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그렇게 하면 주변에서 여러분이 생각하지 못한 여러분의 가치를 발견해줄지도 모릅니다. 저는 오늘도 제 인생의 귀인을 만날 기대를 안고 여러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한국방송 아나운서



어릴 때는 목소리가 큰 아이였습니다. 청소년기부터는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년인 지금은 스며드는 목소리이고 싶습니다. 현재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말하기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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