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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담보, 아이들 학원까지 끊겨"…제2의 티메프 만나플러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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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1회 작성일 24-08-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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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빚져 본 적 없이 살았는데, 집은 담보로 잡히고 아이들은 다니던 학원을 끊었습니다.”

“휴일에도 일하는 배달 라이더들이 대부분인데 소송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15일 서울 강서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모인 배달 대행업체 ‘만나플러스’ 미정산 사태 피해자들은 배달 수수료 몇십만원이 묶인 라이더부터 3억원 이상의 미정산액을 떠맡았다는 지부장까지 다양했다. 가맹점으로부터 선결제를 받은 플랫폼이 정산을 지연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 ‘배달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라는 평이 나왔다.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에서 배달 대행 프로그램인 만나플러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판 티메프 사태’…업계 전반에 영향

배달 대행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는 만나플러스는 음식점 등 입점 업체로부터 배달 수수료 몫의 선불 충전금을 받아 쌓아두고, 실제 배달이 이뤄지면 여기서 일부를 떼어 라이더에게 정산해 주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라이더는 배달 후 앱에서 포인트가 쌓이면 이를 자신의 계좌로 출금했다.


그런데 올해 2월 첫 미정산 사례를 시작으로 5월부터 상당수의 계정에서 현금 출금이 막히면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돈이 만나플러스 플랫폼에 묶였다. 16일 현재도 라이더가 만나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포인트를 출금하려고 하면 오류가 발생했다는 메시지만 출력되는 상황이다. 피해자 단체는 만나플러스가 정산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정산 피해는 배달 라이더뿐 아니라 이들을 고용한 지부장, 지역 총판장, 가맹 식당, 오토바이 대여 업체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이렇게 미지급된 수수료가 총 85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수도권 지부장 이모씨는 “규모가 작은 오토바이 리스 업체들은 이미 부도 위기에 도달했다”면서 “아직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다른 가맹점들은 어떡하냐”며 한숨지었다.
만나플러스 측은 10일까지 예치금을 전액 출금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라이더유니온 제공
◆PG사 문제로…투자 플랫폼에 600억 묶여

티메프 사태의 ‘닮은꼴’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P2PPeer-to-Peer 금융’으로 더 잘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업체 크로스파이낸스는 소상공인 매출권을 담보로 하는 ‘선정산’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 돈을 상환해야 할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상환이 지연된 액수는 약 600억원으로 추정된다.

크로스파이낸스의 곽기웅 대표는 루멘그룹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루멘페이먼츠의 자금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크로스파이낸스 측은 이달 13일 “루멘페이먼츠가 ‘자금 손실 때문에 대출 돌려막기를 했다’고 시인했다”는 취지의 공지를 올렸다. 금융감독원도 이달부터 루멘페이먼츠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크로스파이낸스 홈페이지 캡처
◆관리 사각지대에서 ‘미정산 사태’ 잇따라

올해 크로스파이낸스 외에도 대형 온투업체의 정산 지연 사태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5월에는 어니스트에이아이옛 어니스트펀드, 4월에는 디에셋펀드의 상품에서 잇따라 금융 사고가 터졌다.

이에 금융 당국 책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PG사인 루멘페이먼츠를 포함해 중소 PG사들에 대한 감독이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만나플러스 사태에 대해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만나플러스는 국토부의 인증을 받은 배달대행 업체”라며 “만나플러스 사태는 조 대표의 문제일 뿐 아니라 업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특수고용직인 배달원이거나 개인사업자총판장 등인 점도 문제다. 근로자 신분이라면 밀린 임금에 대해 대지급금을 신청, 정부로부터 먼저 받을 수 있겠지만 특수고용직인 라이더는 이 같은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구 위원장은 “이런 사태를 상정한 제도가 없어 피해 보상을 위해서는 민사로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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