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에 종이 빨대 납품" 1년만에 고비…재고만 1000만개 쌓였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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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라면 곧 공장 불 꺼야 할 것 같아요."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 충남 아산시의 친환경 종이 빨대 제조회사 ㈜씨앤제이글로벌 공장에서 만난 주모 이사는 허탈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주 이사를 따라 들어간 공장은 종이 펄프 냄새로 가득했다. 공장 복도를 따라 큰 박스 5~6개가 탑처럼 쌓여있었다. 성인 키를 훌쩍 넘는 높이였다. 모두 팔리지 못한 채 쌓여있는 종이 빨대 재고였다. 지난달 7일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카페에서 종이 빨대 대신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규제 완화 이전에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이제는 종이 빨대 사용이 권고될 뿐이다. 종이 빨대 회사들은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다. 환경부의 규제 완화 이후 종이 빨대가 팔리지 않아서다. ㈜씨앤제이글로벌의 11월 매출은 전월 대비 30% 수준으로 줄었다.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60평 규모의 창고는 한 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공간만 남긴 채 재고 박스로 가득찼다. 창고에 있는 재고 물량은 600만개, 공장 재고 400만개를 합치면 총 재고량은 1000만개에 달한다.
주 이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발전 가능성을 보고 2018년 종이 빨대 시장에 뛰어들었다. 종이 빨대 분야 특허만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타벅스와 계약을 체결해 굵은 종이 빨대를 1순위로 납품할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당장 이번 달부터가 고비다. 그는 "오는 30일에 협력 업체에 돈을 주고 나면 남는 수입이 없을 것"이라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사고 업체로 등록되는데 그렇게 되면 금융 신용도도 낮아져 상황이 더 막막해진다"고 토로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친환경 종이 빨대 제조 기업 ㈜누리다온은 지난달 8일 11명의 직원을 모두 내보냈다. 공장도 문을 닫은 상태다. 한지만 ㈜누리다온 대표는 "조금이라도 팔아보려고 다른 업체들과 최근 공동 판매를 시작했다"며 "솔직한 심정으로 종이 빨대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서일은 종이 빨대 생산 라인을 멈추고 직원들을 다른 생산 라인으로 옮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재일 ㈜서일 부회장은 "피해 금액은 4억~5억원이고 매출 규모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종이 빨대 업체들은 당장 대출금 상환부터 문제라고 말한다. 사업에 필요한 자본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만기 상환일이 다가오며 압박감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일시적 경영 애로 자금 △사업전환 등 금융 지원 대책 등을 내놨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입장이다. 주 이사는 "소상공인협회가 주는 기금을 받으려면 2월부터 신청을 받아서 4월에는 자격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기금을 받을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2019년에 기술보증기금에서 돈을 빌렸는데 2년을 유예하고 올해 사고업체로 등록됐다"며 "곧 대출 상환 만기일자가 다가오는데 환경부가 저리대출 방안이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지원과 관련해 논의 중"이라며 "종이 빨대 등 플라스틱 대체품을 사업장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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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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