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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전문가라더니"…영등포 건물주 살인교사 40대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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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1회 작성일 23-12-1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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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가진 30대 남성에게 자신과 갈등을 빚던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살인교사 혐의를 받는 조모44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12일 80대 남성이 살해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이보람 기자

지난달 12일 80대 남성이 살해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이보람 기자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인 80대 건물주 A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소유한 서울 영등포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살인 용의자는 해당 건물의 주차관리인인 김모30대·구속기소씨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 도주 경로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삭제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인근 모텔 업주 조씨가 살인을 교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씨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지적장애 김씨에 “형제보다 가까운 사이”…월급은 안 줬다

조씨는 오갈 데 없던 지적장애 2급의 김씨를 2020년 6월부터 급여 월 250만원에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의 주차권리인으로 고용했다. 김씨가 관리를 맡은 주차장은 조씨가 피해자인 A씨로부터 임차해 사용하던 곳이다. 김씨는 이 주차장 한켠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조씨는 김씨에게 수차례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강조하면서 김씨를 챙겼다고 한다. 실제 “두 사람이 형제인 줄 알았다”는 주변 상인들도 있었다. 김씨 역시 인근 상인이나 피해자 건물 3층에 있는 고시원 거주자 등 주변인들과 갈등이 많았지만, 조씨만은 유난히 따랐다.

경찰은 그러나 금융거래내역 등을 토대로 조씨가 정작 김씨에게 제대로된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씨는 김씨가 돈이 필요할 때 2~30만원을 쥐어주며 달랬다고 한다. 조씨가 지적장애가 있는 김씨를 이런 방식으로 장기간 ‘가스라이팅심리적지배’하며 피해자 A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서울 영등포구 80대 건물주 살인 피의자인 김모씨30대·구속기소 가 범행 직후인 지난달 12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모습. 이보람 기자

서울 영등포구 80대 건물주 살인 피의자인 김모씨30대·구속기소 가 범행 직후인 지난달 12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모습. 이보람 기자



언론서 “경매 전문가”로 소개…재개발 사업 관여하며 이익 노려

조씨가 각종 재개발 사업에 관여하며 겉으로는 지역주민과 시행사 등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를 이용해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씨는 2021년 영등포역·서울역 일대 ‘쪽방촌주민대책위원장’으로 각각 활동하면서 대토보상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토보상제도는 토지 소유주에게 현금대신 해당 사업지구에 조성되는 토지를 보상하는 제도다. 조씨는 적은 보상금 책정으로 개발을 반대하는 토지 소유주들에게 현금뿐 아니라 이 제도를 통해 더 많은 보상을 받아내겠다며 공공개발에 찬성할 것을 설득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경매 분야 일을 했다”며 “현재 영등포역과 동자동, 신안산선에 사놓은 부동산이 있고, 그중 공공사업에 전문지식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동자동 인근 한 상인도 “동자동 개발 사업과 연관이 있다면 조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조씨가 2~3년 전까지만 해도 “회장님”이라고 부르던 피해자 A씨와 사이가 틀어진 배경에도 영등포 재개발 사업이 있었다. A씨 측 유족은 “조씨가 주변 상인들에게 자신이 조합장이 되면 ‘1억원 받을 것을 1000만~2000만원 더 받게 해주겠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또 자신이 조합장이 되는 것에 반대하는 A씨에게 “300억원을 보상받게 해줄테니, 30%는 나를 달라”고 설득을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건물을 비롯해 재개발 구역 내 토지를 소유한 A씨는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조씨가 A씨와 임대차계약을 맺은 주차장 부지의 월세를 30개월간 내지 않고 A씨가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둘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모습. 이보람 기자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모습. 이보람 기자




범행 부인했지만…추가 증거자료 확보해 영장 재신청한 경찰

경찰의 조씨 신병확보 시도는 세 차례 불발됐다. 체포 직후인 지난달 14일 신청한 첫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어 지난 1일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반려했다. 경찰은 조씨 휴대전화와 그가 운영하던 모텔 폐쇄회로CCTV 포렌식 등을 통해 조씨가 지난 8월부터 범행을 준비하며 김씨에게 살인을 지시하고, 사건 당일 조씨가 증거인멸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보해 11일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조씨가 관여한 영등포 재개발 대토사업 자료 등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인 지난달 15일 자신이 활동하는 소셜미디어SNS에 “말도 안 되는 근거와 정황만으로 공범으로 몰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이번 사건과 자신이 연관이 없다는 취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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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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