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을 가르칠 순 없다" 반발에도…산타클로스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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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환상이 현실 되는 하루 위해 성탄절 앞두고 바빠진 산타 일러스트=김영석 이맘때를 기다린 건 애들뿐만이 아니다. 산타들?에게도 대목이기 때문이다. 산타 마을에서 파견된 공식 산타는 12일 구세군 요청으로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주최한 성탄절 행사에 참석했고, 14일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선물 자루를 들고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16일 경북 봉화군 ‘한겨울 분천 산타 마을’ 등의 여러 한철 이벤트를 위해 국내에서 한 달 내내 비즈니스를 이어간다. 새해 강원도 산천어 축제에도 참석할 예정이라 한다. 행사 관계자는 “계약 조건에 신상 비공개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 온 공식 산타? 핀란드 항공기를 타고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핀란드 공인 산타클로스. 핀에어가 산타 특별 항공기로 운영된지는 올해로 40주년이 됐다. /핀에어 편지는 쏟아지고 있다. 강원도 화천에는 ‘산타클로스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이 있다. ‘겨울 도시’를 표방하고자 화천군이 핀란드 측과 2017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화천에 당도한 어린이들의 소망 편지는 올해만 1만통이 넘는다. 산타 우체국 관계자는 “산타 마을에 한국어 번역을 도와주는 요정이 있다”며 “개별 주소로 영어로 된 답장이 가고 뒷면에 별지로 한글 번역본을 첨부한다”고 말했다. 시간 관계상 10월까지 접수된 편지만 산타에게 전달된다. 등기우편이 아니라 일자를 보장할 수 없으나 보통 12월 넷째 주 전후로 도착한다. 우편 비용은 화천군이 부담한다. ◇“산타 없다” 가르치는 신세대 부모 일러스트=김영석 그러니 희망의 훼손은 위험할 수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종교 축제에서 한 가톨릭 주교가 “산타는 없고 그의 빨간 옷은 코카콜라가 홍보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발언하자 이에 격분한 부모들이 항의하면서 소속 교구가 공개 사과한 2021년의 해프닝처럼. “아이들의 상상력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산타클로스는 나눔과 관대함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이미지입니다.” 소련의 북극 핵실험으로 냉전이 극도로 고조되던 1961년, 미국 미시간주의 여덟 살 소녀가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산타가 죽을까 걱정돼요. 북극 폭격을 막아주세요.” 케네디도서관·박물관이 공개한 편지에서, 그해 10월 28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다. “걱정할 필요 없단다. 어제 산타와 통화했는데 괜찮다고 하더구나. 이번 성탄절에도 선물을 나눠주러 갈 거야.” ◇이게 산타지… 깜짝 선물 대작전 몰래 산타 대작전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지난주 산타 학교에 모인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재단 지난 9~10일에는 예비 산타를 위한 ‘산타 학교’가 서울 서대문청소년센터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700여 산타가 율동과 대사 등을 배우는 자리였다. 아동별 사연을 숙지해 대화 도중 자칫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는 피해야 한다는 등의 수칙도 익혔다. 가장 중요한 건 발성. 산타에게 연상되는 특유의 너털웃음, 푸근한 목소리를 위해서다. “애들 로망을 깨뜨리면 안 되잖아요.” 올해로 네 번째 산타 변신에 나선 고지원25씨는 “성탄절을 즐기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보호자 중에는 고맙다며 손잡고 우는 분도 있다”면서 “산타가 왔다고 박수 치고 환호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우주방위사령부, 지금 산타 어딨나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 관계자들이 모니터를 확인하며 산타클로스의 실시간 위치를 전화로 안내하고 있다. /NORAD 군사 조직이 왜 이런 일을 하는가. 1955년 미국 시어스백화점이 “새로 개설한 ‘산타 직통 전화’로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걸 말하면 선물로 주겠다”는 내용의 이색 광고를 내보냈는데, 그만 오타가 나고 말았다.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 전화번호가 실린 것이다. 당시 당직 근무를 서던 해리 슈프 공군 대령은 빗발치는 아이들의 전화를 받게 됐고, 곧 그들이 매우 진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임기응변으로 산타의 이동 경로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때부터였다. 전화 문의만 매년 10만 건. 현재 12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이 서비스를 돕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간절히 기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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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정상혁 기자 tim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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