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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겹을 껴입어도 추워"···한파에 꽁꽁 언 주말 거리와 쪽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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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0회 작성일 23-12-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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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영하 10도를 밑돌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터운 옷을 입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있다. 2023.12.17. 조태형 기자

전국적으로 영하 10도를 밑돌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터운 옷을 입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있다. 2023.12.17. 조태형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표된 17일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서모씨28는 전날 제주공항에서 강추위를 예감했다고 했다. 서씨는 전날 오후 8시10분 제주를 출발하는 김포행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악기상 및 연결편 지연’ 탓에 오후 9시35분으로 출발이 늦춰졌다. 광주행, 부산행 비행기는 이미 결항된 상태여서 서씨는 “숙소를 알아봐야 하나” 고민했다고 한다. 다행히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비행기는 오후 11시부터인 김포공항 이착륙제한 시간에 걸려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귀가한 서씨는 “우박을 동반한 강풍에 옷을 다섯 겹을 껴입었는데도 춥더라”고 했다.

16일 직장인 서모씨28가 탑승하기로 한 ‘제주공항 출발/김포공항 도착’ 오후 8시10분 항공편이 오후 9시35분 출발로 지연됐다는 공지 메시지. 서씨 제공

16일 직장인 서모씨28가 탑승하기로 한 ‘제주공항 출발/김포공항 도착’ 오후 8시10분 항공편이 오후 9시35분 출발로 지연됐다는 공지 메시지. 서씨 제공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2.4도를 기록한 17일 시민들은 “집에 콕 박혀 있어야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26는 “오늘 카페에 나가서 밀린 업무를 하려 했는데, 추워서 엄두가 나지 않아 집에 있으려 한다”고 했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했다. 서울 중구에서 만난 정현경씨33는 롱패딩 차림에 목도리와 귀도리귀덮개를 하고 한 손엔 패딩 조끼를 들고 있었다. 정씨는 “어제 너무 춥길래 혹시 몰라 한 벌 더 챙겨 나왔다”며 “까먹고 장갑을 두고 나왔는데, 손이 얼 것 같아 조끼로 손을 덮는 중”이라고 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추위에 한껏 대비한 모습이었다. 2년차 배달라이더 임성태씨가명·53는 찬 바람에 손이 어는 걸 막기 위해 오토바이 손잡이에 장갑과 비닐봉투를 단단히 고정해놓았다. 그나마 도로가 얼지 않아 다행이라는 임씨는 “추워도 버티는 수밖에 없지 않냐. 그래도 추운 겨울에는 배달 시켜먹는 사람이 더 많으니 차라리 추운 게 낫다”고 했다.

한파특보가 발효된 17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만난 배달라이더 임성태씨가명·53의 오토바이 손잡이에 비닐봉투가 테이프로 고정돼 있다좌 환경미화원 감의용씨65는 팔토시 위로 비닐장갑을 끼고 면장갑을 덧대 입었다우 전지현 기자

한파특보가 발효된 17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만난 배달라이더 임성태씨가명·53의 오토바이 손잡이에 비닐봉투가 테이프로 고정돼 있다좌 환경미화원 감의용씨65는 팔토시 위로 비닐장갑을 끼고 면장갑을 덧대 입었다우 전지현 기자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강의용씨65는 팔토시 위로 비닐장갑을 끼고, 그 위에 면장갑을 덧댔다.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고 목도리를 두른 강씨는 미화원복 아래 내복을 껴입고 핫팩도 들고나왔다고 했다. 그는 “통상 오전 6시에 근무를 시작하지만 한파로 인해 오늘 출근이 1시간 늦춰졌다”고 했다. 강씨는 “더울 때는 그늘에 가 있으면 되지만 추울 때는 답이 없다”며 “미화원복을 입고 실내에 들어가면 지저분하다고 싫어할 수도 있으니 안 가려고 한다. 그래도 주민분들이 고생한다고 커피 한 잔씩 주시기도 하니 괜찮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17일 낮 12시 소망을찾는이교회의 주일예배가 열리고 있다. 전지현 기자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17일 낮 12시 소망을찾는이교회의 주일예배가 열리고 있다. 전지현 기자



주거취약층에게 강추위는 특히 가혹하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모씨68는 “전기장판을 틀어도 방이 차서 앉아있지를 못하겠더라”고 했다. 그는 차라리 바깥이 낫다는 생각에 이날 날이 밝자마자 방을 나섰다고 했다. 전날 저녁 전기장판도 틀지 않았다는 김선희씨53는 핫팩을 등 뒤에 깔고 밤을 났다고 했다. 그는 겨울엔 추위를 피해 지하철을 찾곤 한다. “2호선은 순환선이잖아요. 한 바퀴 돌면 1시간45분쯤이거든요. 한 바퀴 돌면서 몸을 녹이곤 해요.” 그가 말했다.

이들이 모인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는 장성교회·소망을찾는이교회 등이 주일 예배를 열었다. 소망을찾는이교회 관계자들은 30여명의 주민들에게 목토시를 일일이 나눠줬다. 이들은 “가장 추운 날을 대비해 일부러 넥워머목토시를 챙겨왔다”고 했다. 예배 이후 차려진 무료 급식소에서 육개장을 한 그릇씩 받아든 주민들은 뜨끈한 국물로 잠시 몸을 녹이곤 흩어졌다. 김씨는 “조금 더 햇볕을 쬐며 돌아다니다가 집에 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17일 오후 1시, 소망을찾는이교회 관계자들이 육개장 무료 나눔을 준비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17일 오후 1시, 소망을찾는이교회 관계자들이 육개장 무료 나눔을 준비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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