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 입고 다닌지 일주일 만에 영하 18도 한파.’
1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18일 아침 출근길은 북극발 찬 공기의 기습으로 영하 18도까지 떨어진다. 지난 주말 전국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어가며 12월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 약 일주일 만에 40도가량 떨어지는 셈이다.
● 월요일 최저 영하 18도
기상청은 18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영하 3도로 전날영하 15.3도~영하 2.3도과 비슷하거나 더 추울 것으로 내다봤다. 철원 영하 18도, 서울 대전 영하 11도, 대구 영하 8도, 광주 부산 영하 5도 등이다.
한낮에도 영하 4도~영상 4도 등 대체로 영하권에 머무르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이보다 더 낮겠다.
이번 추위는 12월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반팔을 입고 다닌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찾아와 더욱 매섭게 느껴진다. 앞서 8~10일 경주 20.9도, 강릉 20.3도, 광주 20.2도 등 전국 대부분이 ‘가장 따뜻한 12월’을 보냈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눈 대신 때 아닌 겨울비가 장맛비 수준으로 내렸다.
● 북극발 찬공기 탓 다음주 내내 추위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한파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 17일 올겨울 들어 일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다. 이날 아침 서울 -11.7도, 포천 -15.6도, 대전 -11도, 광주 -5도, 대구 -7도 등을 기록했다. 강원 산간지방은 영하 24.1도향로봉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라 서해안과 제주에는 추위뿐 아니라 시간당 1~6cm의 눈보라가 흩날리며 대설 특보도 내려졌다. 16, 17일에 걸쳐오후 2시 기준 전북 군산에는 29.4cm, 제주 사제비 13.6cm, 충남 태안 10.1cm 등의 눈이 내렸다.
● ‘롤러코스터 기온’, 찬 공기 기습 때문
지난 주말 12월 역대 최고기온 20도에서 일주일만에 일최저기온 영하 20도 아래로 40도를 ‘롤러코스터’ 하강한 것은 북극 찬 공기가 러시아 우랄 산맥을 타고 내려 와 한반도를 기습하면서다.
최근 이상고온과 한파가 반복되는 것은 지구가 전반적으로 따뜻해진 가운데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종종 북극 한기寒氣가 급격히 쏟아져 내려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한반도 서쪽 우랄산맥 부근에 기압능기압이 능선처럼 솟아오른 것이 발달하며 동서로 공기 흐름이 막히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했다. 공기 흐름이 남북으로 움직이면서 북극발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으로 마치 고속도로를 타고 오듯 빠르게 내려온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게다가 지도를 좁혀 보면 한반도가 왼편엔 중국 중부지방의 대륙 고기압, 오른편엔 최근 겨울비를 뿌리고 지나간 저기압 사이에 놓이면서 두 기압계 사이의 좁은 길로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온다”고 설명했다.
기류가 한 곳에 오래 정체하는 블로킹 특성상 내려온 냉기가 갇히면서 한파도 비교적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주 내내 춥고 수도권에 눈 소식
19일을 제외하고 다음주 내내 평년보다 추운 날들이 계속된다. 19일은 기압골이 지나가면서 기온이 다소 오른 가운데 낮에는 제주, 밤부터는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북 등에 눈이 올 수 있다.
그러나 눈비가 지난 후 다음 주말까지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전국에 영하권 추위가 이어진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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