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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리모는 6천" 난임부부 노리는 덫…사기·협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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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83회 작성일 23-12-1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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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DB

최근 미신고 아동 전수 조사 과정에서 ‘평택 대리모 사건’이 확인되면서 국내에서 법망을 피한 대리모 계약이 여전히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을 피하려다 보니 더욱 음지화되고 그 과정에서 대리모 계약을 빌미로 한 사기나 협박 등 추가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1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업체는 대리모를 통한 출산 프로그램을 내세워 영업 중이다. 이 업체는 대리모가 합법인 우크라이나로 난임 부부를 데려가 난자 등을 채취한 뒤 현지인 대리모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영업해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다른 국가로 옮겨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하고 있다.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의료 시설이 우크라이나보다 좋고 한국과 가깝다며 온라인 홍보 중이다. 비용은 약 8000만원 수준이다. 업체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 고객을 선별한다. 난임 진단서 등 서류를 대면으로 제출해야 본격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중개업체 없이 개인 간 이뤄지는 대리모 계약도 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대리모 계약서를 보면 50대 남성 B씨는 40대 여성과 계약을 맺고 임신과 출산에 성공하면 모두 1억원을 주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아들을 출산하면 위로금을 지급하고, 대리모는 지정된 숙소에서만 생활하는 등의 내용에도 합의했다.


대리모 계약이 명백히 불법인 탓에 난임 부부들은 또 다른 범죄 대상이 되기도 한다. B씨와 계약을 맺은 대리모는 계약서상 ‘대리모 생활에 전적인 도움을 준다’는 조항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했다. 임시로 머물던 집의 명의를 자신에게 이전해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남성에게 부인과 이혼하도록 하거나 10억원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

브로커가 개입된 사기도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난임 부부에게 의뢰를 받은 브로커는 단속을 피한다는 이유로 진행 과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하는 것이다.

대리모를 소개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한 C씨는 지난 2014~2016년 6명의 난임 부부를 속여 1억7400만여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인터넷 광고로 모집한 사람들에게 아파트 임대차계약서를 보여주며 “여기에 대리모들이 살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대리모 국적에 따라 4000만~6000만원의 비용을 요구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나이가 많아 난자를 사용할 수 없다”며 난자 공여 값으로 500만원을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C씨는 실제로 대리모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돈을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뒤 경찰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대리모 계약을 단속하기 어려운 탓에 더 큰 범죄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처벌 규정은 있지만, 단속을 위해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의료 정보는 어디까지인지 법적 근거는 부족하다”며 “음지에서 계약이 이뤄지는 것을 방치하면 아동매매 등 2차, 3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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