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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평 원룸 절반이 쓰레기 산…2030 마음의 병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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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3-12-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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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2030세대 특수청소 의뢰 늘어


6평 원룸 절반이 쓰레기 산…2030 마음의 병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6평짜리 원룸 절반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 “오늘 집은 10건 중에 1건 있을까 말까한 아주 양호한 집이네요.”

하나, 둘, 셋.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자 눈 앞에는 종이박스, 배달음식, 비닐 등이 쌓인 쓰레기더미가 6평 방 한 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싱크대 위도 상황은 마찬가지. 먹다 남은 맥주캔, 콜라캔 등이 식기건조대 사이사이 꽂혀있었고 개수대 안에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 용기가 켜켜이 쌓여 개수대 밖에 삐져나와 있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감이 안 잡히는 상황이지만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팀원들은 능숙하게 작업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소재 모처의 원룸을 기자와 함께 찾은 이 업체의 팀원 최범구23씨는 “오늘은 혼자 왔어도 됐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플라스틱 ‘삽’을 들고 오지 않아도 됐을 정도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문을 열자마자 쓰레기가 허리 높이까지 쌓여있는 곳이 태반”이라며 “그럴 때는 삽으로 쓰레기를 푹푹 떠서 마대 자루에 쓸어 넣으면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독사살인화재 현장을 넘어 혼자 사는 2030세대에서도 특수청소를 찾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바빠서 청소할 짬이 나지 않았다는 직장인부터 저장 강박·우울증무기력증으로 자신을 방치하는 청년까지 다양한 이유로 쓰레기집이 생겨나고 있다. 2030세대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에서 의뢰가 들어온다. 청소업체에 따르면 10건 중 8건은 주로 30대 여성이며, 남성의 경우 2건 중 1건이 ‘폭탄’으로 부를 정도로 집 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번에 의뢰받은 집에 사는 이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20대 후반 여성이다. 그가 스스로 의뢰했다.

본격적으로 목장갑을 끼고 음식물이 붙어있는 배달용기, 쓰다 버린 물티슈, 제품 포장 비닐 등을 푹푹 주워 마대 안에 넣었다. 5분도 안 돼 200ℓ짜리 마대 자루 하나가 꽉 찼다. 에버그린 권택문35 팀장은 “밀폐용기를 발견하면 절대로 열면 안 된다”며 기자와 팀원들에 신신당부를 했다. 며칠 묵은 음식물인지 모르기 때문에 밀폐용기를 함부로 열었다간 음식물 쓰레기 냄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쓸어 담길 1시간, 드디어 바닥이 보였다.

그나마 오늘 의뢰인은 ‘바쁜 직장인’ 정도로, 절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 집 안 곳곳에는 청소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개수대에 쌓인 배달용기에도 남아있는 음식물은 없었고, 생활 쓰레기도 오염된 상태가 아니었다. 냉장고 앞에 붙어있는 칠판에는 ‘식사 후 바로 치우기’, ‘쓰레기 바로 갖다버리기’ 같은 생활 수칙도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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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혼자 사는 의뢰인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제공]

권 팀장은 “쓰레기집 청소 의뢰 10건 중 9건은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된 집이 태반”이라고 전했다. 퇴거할 때가 다가와 세입자 본인이 의뢰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주위 이웃의 민원을 받고 집의 상태를 발견하게 된 집주인이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권 팀장은 기억에 남는 사례로 30대 전문직 한 남성의 사례를 꼽았다.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는 신고를 받은 집주인이 의뢰를 한 사례였다, 화장실에 먹다버린 커피 쓰레기 등 오물이 흘러 넘쳐 현관문을 열었을 때는 현관까지 물이 찰박하게 흐른 상태였다고 전했다. 집을 치우면서 “오래전부터 죽고 싶었다”는 유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이날 2시간 가까이를 치우면서 나온 쓰레기는 200리터짜리 마대 12자루. 보통 의뢰받은 원룸에서는 마대로 70~80포대, 아파트에서는 200포대 이상이 나온다고 한다. 오염정도가 심각할 때는 집 안에 있던 옷장이나 책상, 서랍장 같은 가구는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에 2.5t 트럭 5대 정도에 쓰레기를 가득 실어 버린 경우도 있다. 권 팀장과 최씨는 “청소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의뢰인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고 했다.



go@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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