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대표가 1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돈봉투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됐다. 돈봉투 수사 개시 250일 만이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송 전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 관련 금품 수수에 관여한 점이 소명되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돈봉투 의혹이란 송 전 대표가 2021년 5월2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기 위해 캠프 관계자들과 공모해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 20개총 6000만원와 캠프 지역 본부장 등에게 65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돈봉투 수사는 지난해 8~9월쯤 개인 비리알선수재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서 출발했다.
당시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돈봉투 살포를 모의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4월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피의자 9명을 압수수색하며 돈봉투 수사의 신호탄을 울렸다.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 파리에 방문 교수로 가 있던 송 전 대표가 4월23일 조기 귀국해 돈봉투 살포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수사는 한 달도 안돼 두 갈래로 뻗어나갔다. 검찰은 4월29일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압수수색하며 송 전 대표가 이 조직을 이용해 캠프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 3억여원을 후원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7월27일, 캠프 식비를 대납한 사업가 송모씨8월18일를 차례로 압수수색하며 먹사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박 전 회장과 관련해서는 뇌물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건넨 3억원 중 4000만원은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유리한 입법을 청탁해달라는 입법 로비 뇌물 성격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 1차 본회의 체포동의안 안건과 관련 투표를 마치고 이동을 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2023.6.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5월부터 8월까지는 돈봉투 의혹 수사도 활발했다. 검찰은 살포를 주도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5월26일과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박용수씨7월21일, 윤관석 의원을 구속해8월22일 재판에 넘기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검찰에서 혐의를 부인했던 이들은 재판에 넘어가자 의혹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보좌관은 9월 재판에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부외 선거자금으로 기부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윤 의원 또한 돈봉투 액수가 과장됐다면서도 자신이 돈을 받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는 큰 줄기의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먼저 기소된 관계자들의 재판 중 돈봉투 수수 의원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의 실명도 공개했다. 검찰은 그중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의 사무실을 11월2일 압수수색했다.
본격 수사 8개월 만인 8일 송 전 대표는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송 전 대표는 13시간에 걸친 이날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조사 5일 만인 지난 13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송 전 대표가 2021년 3~4월 민주당 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부외 선거자금 6000만원을 교부받아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에게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또 2020~2021년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기재했다. 이 가운데 4000만원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 처리시설 관련 청탁 명목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법원은 수사 개시 250일 만인 19일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서울구치소에 구속한 채 수사하도록 허가했다.
송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의혹 △먹사연 캠프 비용 대납 의혹 △뇌물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 민주당 의원을 규명하는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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