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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된 36주 낙태 여성·의사…관건은 살인이냐, 사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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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7회 작성일 24-08-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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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6주에 낙태 수술을 받는 과정을 스스로 찍은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올린 A씨. 현재 이 동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A씨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임신한 지 36주나 된 태아를 낙태하는 ‘브이로그일상을 촬영한 동영상’를 올린 20대 여성이 살인 혐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하는 여성과 의사 등을 처벌하는 임신 중절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현행법으로 낙태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국민일보 7월 15일 보도 <중절죄 폐지 5년, 입법 공백 속… ‘36주 낙태’ 브이로그도> 참고이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의 초점은 해당 여성의 태아가 임신 중절 수술 당시 살아 있었는지, 즉 사산이 아니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방에 거주하던 20대 여성 유튜버 A씨와 A씨의 낙태 수술을 집도한 수도권의 한 병원장 B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15일 보건복지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진정서를 낼 때 살인 혐의로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복지부는 34주 차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던 법원 판례를 참조했다.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서는 한 때 조작이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 결과 해당 동영상 내용이 허위가 아니고 실제 낙태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태아가 현재는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다. 관건은 A씨의 낙태 수술 당시 태아가 살아있었느냐다. 낙태죄가 사라진 상황에서 A·B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태아가 임신 중절 수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

현재 의료 기록부에는 A씨가 사산한 것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병원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술 당시를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없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A씨의 낙태 수술 당시 태아의 상태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낙태 수술이 실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자 의료계도 “36주차 태아를 낙태하는 행위는 살인이나 다름없다”며 비판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상임 이사회를 열어 B씨를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하기로 의결했다. 의협은 “36주 차 태아는 출산 후 잘 자랄 수 있는 아기”라면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는 의사가 저지른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천인공노할 일”이라면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B씨를 엄히 징계하고 사법부에도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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