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3명꼴 성희롱 당해…"초인종 누르기가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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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조사원 근무실태 조사
조사원 95%가 중년 여성 56% “신체 위협·폭언 경험” 절반이 그냥 참고 넘어가 주 40시간 넘게 근무 만연 임금·수당 등 처우도 열악 ![]() “늘 낯선 사람 집을 방문해야 하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죠. 항상 긴장하게 돼요. 조사원 대부분이 여성이고….” 통계청 통계조사원 A씨57는 3년 전 한 가구를 방문했다가 겪은 위협을 아직 잊지 못한다. 초인종을 눌렀더니 화가 잔뜩 난 중년 남성이 쿵쿵대며 계단을 내려와 손을 번쩍 쳐올렸다. A씨를 본 남성은 손을 내렸지만, A씨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덜덜 떨었다. 모르는 집을 찾을 때마다 겪는 ‘문 뒤의 공포’는 20년 이상 일한 A씨에게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통계조사원 B씨50는 한 조사 대상자에게 조사 기간 만료 이후에도 계속 사적인 연락을 받았다. 대상자는 B씨에게 “왜 우리 구역은 요즘 안 오느냐” “시간 되면 밥이나 먹자”고 여러 차례 연락했다. B씨는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국가통계 조사를 담당하는 통계청 통계조사원 절반 이상이 조사 중 신체적 위협이나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이상은 응답자로부터 성적 수치심이 드는 말을 듣거나 행동을 당했다. 정부 정책의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통계조사원들의 처우와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통계조사원 709명을 대상으로 ‘통계조사원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응답자의 95.8%가 여성이었고 50대 73.1%, 40대 20.5%로 대부분이 중년이었다. 조사는 한국노총 공공연맹 전국통계청노조의 협조를 얻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56.0%는 ‘근무 중 대상자로부터 신체적 위협 또는 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7.2%는 ‘근무 중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경험했다’고 했다. 46.0%는 ‘응답자로부터 사적 연락을 받은 적 있다’고 했다. 97.2%는 ‘조사 업무 중 각종 사고 위험에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대부분이 여성인 통계조사원들은 낯선 가구를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다. 많은 이들이 ‘언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조사원들은 조사 중 경험한 위협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신체적 위협, 폭언, 성적 수치심, 사적 연락 등을 경험했을 때 대응’을 묻자 49.9%가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직장 내 동료나 가족과 의논했다’는 응답은 15.0%였다. ‘직장 내 고충상담원이나 관련 부서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0.4%에 그쳤다. 이동이 많은 업무 특성상 교통사고도 잦은데 사고 처리는 ‘개인’이 떠안는다. 응답자의 54.7%가 ‘업무 관련 이동 중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재해 치료를 위해 공무상 재해를 신청하는 경우는 4.9%에 그쳤다. ‘개인 부담’이 69.1%로 가장 많았다. 노동시간과 임금·수당 등 처우도 열악했다. 통계조사원의 55.3%가 주 40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지만, 최근 1년 동안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53.7%에 달했다.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한 이유는 ‘규정된 초과근무시간을 다 써서’72.0%가 가장 많았다. 조사원들이 단체협약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보상은 월 8시간수당 3시간, 대체휴무 5시간뿐이다. 통계조사원의 86.4%가 ‘기본급·복리후생에 불만족매우 불만족 47.2%, 불만족 39.2%’한다고 답했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0%였다. 여전히 존재하는 ‘공무직 차별’도 낮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20년 이상 일한 A씨는 “아직도 월 실수령 임금이 23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정확한 통계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 확보, 임금체계 개선 등 통계조사원의 처우와 업무환경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경향신문 주요뉴스 · 진교훈, 당선 확정···정부·여당에 거센 후폭풍 불 듯 · 공수처, ‘전현희 감사 관련’ 감사원 감사위원 전원에 소환 통보 · 표예림과 갈등 유튜버 “유서내용 명백한 허위···카라큘라 등 고소할 것” · 유인촌 장관이 ‘서른 즈음에’를? 국감장 웃음 바다된 이유 · 러 매체 “하마스, 텔아비브 공항 향해 로켓 발사” · “신이 분노했다” 나흘 만에 또 규모 6.3 강진…아프간의 절망 · 대지진 전조?…일본서 ‘원인 불명’ 쓰나미 잇달아 · 김행, 또 거짓해명? “잘 모른다”던 기업 이끌며 수억원 투자 유치 ·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당에?…“국민의 힘” 32.6% “민주” 31.3% 응답 · 이스라엘 “하마스 단원 1500명 사살···남부 통제권 확보” ▶ 오뉴완으로 레벨업, 오퀴완으로 지식업!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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