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짧다"…생업 뒤로하고 성범죄 밝히는데 매진한 돌려차기 피해자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20년도 짧다"…생업 뒤로하고 성범죄 밝히는데 매진한 돌려차기 피해자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3-06-12 16:02

본문

뉴스 기사


quot;20년도 짧다quot;…생업 뒤로하고 성범죄 밝히는데 매진한 돌려차기 피해자

지난해 5월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 A씨가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있다.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 제공 ⓒ News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박상아 수습기자 = 법원이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의 성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중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년간 생업을 뒤로하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매진한 피해자의 노력 덕분이었다. 다만 이날 재판부가 내린 징역 20년이 약한 형량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 여성 A씨는 범행 당시 머리를 맞은 충격 등으로 해리성기억상실장애를 겪어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A씨는 전치 16주 이상의 뇌신경 손상을 입었고, 영구 장애가 우려되는 오른쪽 다리 마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영구 장애 판정을 받았던 A씨의 오른쪽 다리도 기적적으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고 한다.

퇴원 이후에도 약을 먹지 않으면 2시간 이상 잠에 들지 못했다.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도 누군가가 뒤쫓아올까봐 항상 뒤를 돌아보는 후유증도 앓았다.

A씨는 생업을 포기한 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뛰어다녔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재판부 기록을 열람 신청했지만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는 제3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열람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민사소송을 통해 재판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A씨의 개인정보가 가해자 B씨31에게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수감 기간 구치소 동료에게 A씨의 신상이 담긴 노트를 보여주며 "출소하면 여기피해자 주소 찾아갈 것이다"라며 보복성 발언을 일삼았다. B씨의 과거 구치소 동료는 이날 "B씨가 외부 심부름 업체에 A씨의 신상 정보를 부탁하거나 지인들에게 서신을 보내 정보를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지법에서 B씨에게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보복성 발언 등을 고려하면 A씨에겐 턱없이 부족한 죗값이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호소글을 올려 사건을 알렸고 방송에 출연해 공론화했다. 이때를 계기로 A씨를 향한 위로가 이어졌고 성범죄 여부에 대한 의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항소심 들어서야 B씨에게 적용된 성범죄 혐의에 대해선 1심이 끝날 때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DNA 검사가 있었지만, 성범죄를 밝히는 체내 검사나 청바지 안쪽 검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1심 선고 이후 1600쪽에 이르는 수사 기록을 요약해 정리하며 계속해서 의견서, 탄원서 등을 작성했다. 사건 파악을 위해 B씨가 범행 직후 휴대전화로 검색한 목록을 엑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이같은 노력 끝에 항소심에서 A씨의 의복에 대한 DNA 재감정이 이뤄졌고, 지난달 대검찰청으로부터 B씨의 Y염색체 DNA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검찰은 이 결과를 토대로 기존에 B씨에게 적용된 살인미수 혐의를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더 중하게 적용했다.

A씨는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혐의가 변경됐던 당시를 회상하며 "그날 제 친한 사람들에게 마치 제가 대학 수시 입학한 것처럼 너무 기쁘다고 했다"면서도 "직접 성범죄 피해자라는 걸 이야기하는 현실이 돼 버려 기쁘기도 하면서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날 B씨에게 강간살인미수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 피해자를 뒤쫓아가 강간할 목적으로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 머리만을 노려 집중적으로 발로 찼다"며 "범행 수법이 극히 잔혹하고 위중한 상태에서도 피해자의 옷을 벗겨 유린하는 등 오로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살인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의 옷을 벗긴 행위에 나아가 성폭력 범죄까지 실행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점과 피고인이 어린 시절 모친의 가출로 정상적인 훈육을 받지 못한 채 친척집을 전전하며 불우한 성장 과정을 보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재판부의 감형 사유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이날 판결에 "대놓고 보복하겠다는 사람으로부터 피해자를 지켜주지 않으면 피해자는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왜 죄를 한번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한테 이렇게 힘든 일을 안겨주는지..."라고 울먹이며 형량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B씨의 구치소 동기 C씨도 선고 이후 "피고인은 마지막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다. 구치소 안에 있었을 때 나가서 피해자를 죽이겠다 등의 말을 2주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이야기했다"며 "20년 형은 너무 짧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920
어제
1,688
최대
2,563
전체
438,060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