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도 뒤숭숭…"기초의학 교수는 있냐" 의료계·"학생도, 교수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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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대규모 확대에 의료계는 ‘부실교육’ 우려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기초의학 교육 확대 없이 의대 정원만 늘려봤자, 의대생들은 또 졸업하자마자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이나 가겠죠. 요즘 의대에서 누가 힘들게 대학에 남아 공부하려고 합니까.” 인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인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정책연구소장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발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또 줄줄이 나가겠네요. 인재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남아있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서울대 공과대학 소속 A교수 역시 이같이 말했다. 의대 열풍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몰리고, 남아있던 학생들마저 자퇴 등으로 떠나는 ‘이공계 이탈’에 대한 우려다.
“기초의학 지원 없으면…또 ‘피안성’ 양산”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로 각 분야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의료계에선 교육 인프라 지원 없이 정원만 늘리면서 의료교육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오래 전부터 인재 이탈을 겪어온 이공계에선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자조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대학별 전임교수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초 예상됐던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로 정원 확대가 예고돼 교육 인프라 등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 전국 164명이었던 전국 의대 기초의학 교원 수는 2022년 147명으로 줄었다.
대학별 기초의학 교수는 지역별로도 큰 차이가 난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초의학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수도권이 12명이었던 반면, 호남권은 24.7명이었다. 기초의학은 인체 기능부터 바이러스, 질병 치료 등을 집중 연구하는 분야를 이른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교수 기피 현상은 의대에서 가장 심각하고, 기초의학은 최근 들어 급격히 심화하고 있다”며 “임상학은 병원 소속인 반면 기초의학은 대학 소속이라 급여 차이가 크고, 기초의학을 하려는 학생 수도 줄고 대부분 소위 ‘피안성’을 가려고 하지 소아과나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는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미 전국 의대에선 그나마 남아있는 기초의학 교원들마저 고령화해 은퇴가 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의대 교육의 출발인 기초학 교육을 할 의사 수부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경우 기초학 전공자들에겐 장학금과 급여를 지원하는데도 숫자가 안 차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처럼 계속 갈 경우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부작용은 앞서 이미 현실화된 바 있다. 2018년 서남의대 폐교로 인근 원광의대, 전북의대가 서남의대 정원49명을 받으면서 나타났던 교원 및 강의실 부족 문제다. 권근상 전북의대 교무부학장은 “당시 인근 수용 학교에서 교수 부족 문제가 나타나 교수의 경우 교수 150명이 1인당 3.8명 학생을 맡던 것에서, 이후 148명이 5.5명을 맡았다”며 “지방의대 졸업생이 지역의료현장에 잔류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증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공계 부실교육 더 심화할 것”
인재 이탈을 오랜 기간 겪어온 이공계에선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권의 한 공대 소속 B 교수는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면서 이공계는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하위권 학생에 수업 수준을 맞출 수밖에 없다보니 제대로 된 인재양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속 교수들마저 비관적 전망에 해외 기업 등으로 떠나고 신임교원 충원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재학생들의 의대 진학이 매년 늘어온 서울 소재 한 과학고 교사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한국사회에서 의사가 가지는 로열티만 보고 의대 준비를 하는 경향이 큰 것이 현실”고 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자퇴는 실제로 급증하는 추세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퇴생 2131명 중 1388명65%가 자연계열 학생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 자퇴 학생 수는 매년 늘어, 2018년 921명에서 50.7% 증가했다. 입시업계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자퇴한 것으로 분석했다. klee@heraldcorp.com [베스트 클릭! 헤럴드 경제 얼리어답터 뉴스] ▶ "제가 너무 부족해. 너무 죄송합니다" 손흥민 눈물 꾹 참으며 한 말 ▶ 상간남 피소 강경준 조정 가능성... 합의로 끝날 수도 ▶ 배종옥 "39살에 엄마 잃고 조울증…108배로 이겨냈다" ▶ 은지원 " 한번 이혼해서 위축...연애 조심스러워" ▶ 유효슛 0개 졸전에도 활짝 미소…클린스만에 비판 봇물 ▶ "운전을 발로 배웠다" 두 발로 핸들 잡고 ‘휙휙’…5톤 트럭 아찔한 질주 ▶ [영상] “대리 부른 줄 알았다”…女운전자 안심시키더니 무차별 폭행 ▶ ‘음주운전 자숙’ 곽도원, 2년만에 공개된 근황이 술자리 ▶ 최동석 “변명 잘 들었습니다”…전처 박지윤 ‘자선행사 해명’에 또 저격 ▶ "흙수저 아니었네" 장기하의 반전…종로서적 창업주 손자였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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