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서 영화 다운받았죠?" 최근 급증하는 이 사건…경찰은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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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 자동 업로드 시스템으로 저작권법 위반 걸려들어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 행간을 다시 씁니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마치 씨를 뿌리는 농부 같다. 하나만 잘 싹을 틔워도 본전 뽑는 장사가 됐다.” 농사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경찰에 쇄도하고 있는 토렌트Torrent·개인 간 파일 공유 프로그램의 하나 저작권 위반 고소 사건 이야기다. 7일 서울의 한 일선서 수사팀경제팀의 A경감은 “최근 정말 하루도 안 빠지고 토렌트 저작권 사건이 들어온다. 우리서뿐만 아니다. 이것 때문에 애꿎은 경찰, 검찰만 고생한다”고 호소했다. 토렌트는 영화, 방송물, 웹소설 등 각종 저작물을 불법으로 유통시키는 인터넷 파일 전송 시스템이다. 국내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도입되기 이전에 주로 미국 드라마, 게임 등을 접하는 창구였다. 많은 파일 공유 프로그램 중에서도 토렌트만의 특징이 관건이 됐다. 토렌트는 다운로드를 함과 동시에 업로드공유·배포를 하게 된다. 즉, 하나의 파일을 내려받을 때 같은 파일을 가진 여러 이용자로부터 조각들을 동시에 전송 받는 시스템이라, 누군가가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먼저 내려받아 보관 중이던 이용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해당 파일 조각을 상대에게 전송하게 되는 셈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토렌트 이용자는 합의금을 노린 일부 저작자와 변호사 사무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리 목적이 아닌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는 처벌대상이 아니지만 ‘전송’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복제권, 전송권 침해에 해당한다. 초범일 경우에는 ‘토렌트의 자동 업로드 시스템을 몰랐다’, ‘실수였다’고 해명하면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되어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무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두번째 적발부터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A경감은 “몇몇 특정 변호사사무실, 법무법인이 꾸준히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피IP주소만 입력하면 그 사람의 토렌트 다운로드 기록을 볼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라며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있으니 경찰에서 연락이 가면 피의자들은 토렌트 이용을 시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에서 피의자로 입건되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위축되기 마련이다. 명확한 증거로 인해 기소되면 곧 벌금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고소인 측에서 합의를 제시하면 손쉽게 수락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합의금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200만원에 달한다. 물론, 변호사가 독단적으로 합의금 장사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법은 ‘친고죄’이므로 저작권자가 고소해야 한다. 즉, 원저작자와 변호사가 한 팀을 꾸려 이같은 고소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수법에 낚인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B급 한국영화는 절대 내려받지 말라”는 주의사항이 통한다. 일부러 원저작자가 토렌트에 영화를 올려 다운로드를 유도한 다음, 변호사에게 위임해 내려받은 사람들의 IP를 골라내도록 하기 때문이다. 200만원을 유명무실한 영화사에 ‘뜯긴’ 토렌트 이용자는 “물론 불법다운로드를 한 나도 할 말은 없지만, 포털사이트에서 조회도 안되는 영화를 일부러 올려놓고 클릭을 유도해 합의금을 뜯어가는 행태를 두고 보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했다. 경찰도 불만이 많다. 한 현직 수사관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저작권법 고소 남발하는 변호사 때문에 아주 미치겠다”고 하소연했다. A경감의 말처럼 ‘씨 뿌리듯’ 남발하는 고소사건을 일단 경찰과 검찰 수사기관은 검토하고 행정처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토렌트 사건이 포함된 사이버저작권침해사건의 발생건수는 매년 증가해왔다. 2020년 2183건, 2021년 2423건, 2022년 3302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한 경찰관은 “민생사건에 집중해야 할 시간과 노력을 ‘꾼’들의 합의금 장사를 돕는 데 쓰고 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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