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전남 담양군 한 전통 약과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이 명절 선물로 나갈 수제 약과 세트를 포장하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담양=뉴스1 이승현 기자 = "이번에 대박이에요. 조금만 더 하면 택배 마감이니 힘내시게요!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전남 담양군의 한 전통 약과 제조업체.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물류창고를 방불케 할 만큼 포장된 보자기와 택배 박스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달큰하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작업장에는 택배 마감 날짜에 맞춰 작업을 하느라 열댓명의 작업자들의 눈과 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꽈배기처럼 꼬아져 네모나고 기다란 형태의 약과 타래과는 한 차례 튀겨진 뒤 달콤한 조청 옷을 입고 3~4일간 부드럽게 숙성된 상태다.
작업자들은 숙성 약과에 다시 한 번 수제 조청을 버무렸고, 적절하게 양념이 배어든 것을 확인하고 난 뒤에야 상자에 차곡차곡 일렬로 약과를 담았다.
고명 작업을 위해 새벽부터 일일이 깎아 예쁜 모양을 만든 대추와 밤, 잣 등을 약과 위에 올리면 보자기에 감싸는 포장작업이 이뤄졌다.
쪼그려 앉아 허리를 숙이고 하는 고된 작업에도 이들은 "조금만 더 하면 택배 마감이에요. 이번에 대박이다!"를 외치고 서로를 다독이기도 했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전남 담양군 한 전통 약과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이 수제 약과에 고명을 올리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60년 넘게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이곳의 약과는 동그랗고 떡살 문양이 찍힌 기성 약과와 달리 우리밀로 반죽해 네모 가운데에 칼집을 내고 손으로 직접 꼬아 모양을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제조 과정에서 총 두 차례 조청을 입히는 건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을 나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참기름과 콩기름, 계피, 생강 등의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과하게 달지 않고 기름진 맛 또한 덜어냈다.
지난해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서 약과가 큰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전통 약과도 재조명됐다. 지난 명절에 비해 1.5배 이상 역대급 주문이 이뤄졌고,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이들도 늘었다.
약과를 구매하러 온 장모씨60는 "벌써 세번째 방문"이라며 "선물하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두들 좋아하는 간식이다. 시중에 있는 약과와 달리 많이 달지 않고 간식으로 먹기에도 보기에도 딱 좋다"고 말했다.
약과업체 대표 고수경씨61는 "전통 과자가 재조명돼 대목을 맞았다"며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자부심이 있는 만큼 공정화된 상품 대신 외할머니와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아 우리가 생각하는 약과를 정성스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를 앞둔 6일 오전 전남 담양군 한 전통 약과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이 명절 선물로 나갈 수제 약과 세트를 포장하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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