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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아파요" 119 신고 뒤 증발…2년 째 흔적 못 찾은 20대 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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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6회 작성일 24-06-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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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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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6월27일 실종된 김가을씨의 가족이 만든 전단지 중 일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2022년 6월27일, 김가을씨당시 24세가 실종됐다.

이날 오후 11시쯤 서울 강서구 가양역 인근에서 가양대교 남단 방면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라졌다.

가족이 만든 전단지에 따르면 김씨는 키 163㎝에 마른 편으로, 당시 짧은 숏컷 머리에 베이지색 상의, 검은색 바지 그리고 레인부츠를 착용한 상태였다. 왼쪽 팔엔 타투가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김씨의 행방은 알 수 없다. 드론까지 투입되는 등 수색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당시 서울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퇴근길 사라진 동생…"언니 쓰러질 것" 신고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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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당일 김씨의 행적이 담긴 타임라인./사진=KBS 뉴스

김가을씨는 퇴근길에 사라졌다.

친언니 증언에 따르면 실종 당일 미용실을 다녀온 김씨는 머리 인증 사진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파마하자마자 비바람 맞고 13만원 증발. 역시 강남은 눈 뜨고 코 베이는 동네"라는 문구를 남겼다고 한다.

이후 오후 9시30분부터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택시를 탄 후 오후 10시22분쯤 가양역 인근에서 내렸고 가양대교 남단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오후 11시 내외로 일대를 지나가던 버스 블랙박스엔 김씨가 가양대교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미스테리한 부분은 김씨가 가양대교 위에서 목격됐던 시각 김씨 언니 주거지로 119 구급대가 출동했다. 김씨로 추정되는 신고자가 "언니가 쓰러질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던 것이다.

오후 11시9분쯤 김씨가 있던 지점을 통과한 버스 블랙박스에서는 김씨의 모습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약 30분 후 김씨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다음날 28일부터 계속해서 한강 수변을 탐색했지만 사라진 김씨의 행적을 알 수 없었고, 범죄 관련성까지 의심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판단 후 수색을 이어갔다.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그리고 김씨가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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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사라진 서울 가양대교. /사진=비디오머그

당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KBS 뉴스에 출연해 해당 사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실종 당일 김씨가 친언니에 대한 구조를 직접 요청했다는 점에서 자발적 가출은 아닐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김씨 행적 중 특이한 부분이 119에 전화했던 것이다. 119 통화 내용이 언니가 아프다. 언니가 쓰러질 것 같다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김씨 언니는 당시 그런 상황에 놓여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119는 김씨 언니 상황을 확인하고 돌아갔는데 문제는 김씨가 귀가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됐다는 점이다. 이 대목이 매우 큰 의문을 유발한다"며 "119엔 왜 전화했는지, 119에 전화한 사람이 김씨가 맞는지 이것은 모두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납치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며 "경찰에서는 김씨가 실종된 위치가 9호선 가양역 인근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증발할 수밖에 없던 사유가 있었는지 수사해야 한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실내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종 후 열흘이 지나고 김가을씨 소유의 태블릿 PC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듯한 글이 발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PC에는 "유언, 내 죽음을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음 해" 등 내용이 담긴 2페이지 분량의 문서가 있었다고 한다.


"언니가 범인이죠?"…실종자 가족 두 번 울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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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실종된 김가을씨의 모습 우 친언니 A씨가 받은 악성 메시지./사진=김가을씨 언니 인스타그램

충격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은 2차 피해를 받기도 했다.

당시 김씨의 친언니 A씨는 자신의 개인번호까지 공개하며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그러나 장난 전화가 빗발쳤다.

A씨는 자신의 SNS에 "언론에 보도되고 SNS에 퍼질수록 동생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마음에 내 번호까지 걸고 전단지를 만들었다"며 "전화 걸고 바로 끊어버리시는 분들, 혹은 아무 말 없이 계속 전화하는 분들, 발신 번호 제한으로 전화했다 끊었다 하시는 분들 등 중요 제보가 아니면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에게는 한 번이겠지만, 저에겐 수십통의 전화. 이로 인해 소중한 제보를 놓칠 수 있다. 동생을 찾고자 하는 간절함을 이해해주시거나 공감해주시진 않아도 괜찮으니 부디 단순한 재미로는 생각지 말아달라"며 "도움 주시고자 하는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씨 번호로 악성 문자메시지까지 빗발쳤다.

공개된 연락 내용을 보면 익명의 사람은 "뭐 하러 그래요. 죽을 거면 세금 낭비나 하지 말고 죽으라 하지" "목소리 인터뷰 들었는데 언니가 범인이죠? 무서우리만큼 태연하던데"라는 말로 A씨를 공격했다. 또 다른 이는 A씨에게 "남자친구가 있냐" 등 성희롱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A씨는 공개했던 전화번호를 통해 더 이상 제보받지 않겠다며 제보는 경찰에 연락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성인 실종자, 연간 6~7만명 이상"…적극적 수사가 불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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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6만7907건 △2017년6만5830건 △2018년7만5592건 △2019년7만5432건 △2020년6만7612건 △2021년6만6259건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엔 다시 7만4936건으로 늘어나기도 했다./사진=경찰청 통계연보

해마다 6~7만건이 넘는 성인 실종 사건18세 이상이 접수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6만7907건 △2017년6만5830건 △2018년7만5592건 △2019년7만5432건 △2020년6만7612건 △2021년6만6259건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엔 다시 7만4936건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미해제 건수는 매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연간 1000여명의 실종자가 주검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가출, 실종, 극단적 선택 의심, 연락 두절 등 요인이 모두 포함됐다.

김씨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도 가양역 인근에서 또 한 명의 남성이 실종됐다. 이후 인천 강화도에서 그는 하반신만 남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계속되는 성인 실종 사건에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존재한다.

현행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이 위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대상은 만 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까지다. 만 18세 이상 성인이 사라져도 이들에 대한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지난 2021년 이명수 당시 국민의힘 의원은 실종 성인의 소재 발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성인 실종자가 생기면 즉시 수색 또는 수사 여부를 결정짓고 필요한 경우 위치 정보사업자를 통해 개인위치정보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법안은 성인 실종자의 자기 결정권과 사생활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제기되며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됐다. 그러다 결국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지난 5월29일을 끝으로 임기 만료폐기가 됐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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