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CCTV 영상.피해자 측 제공.2024.06.26./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의 한 중소기업이 산업재해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근로자를 절대 해고금지 기간에 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 진천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한 A 씨35·여는 지난해 11월 13일 회사 사무실 밖으로 나오던 중 직원 B 씨30대가 몰던 2톤짜리 지게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적재물을 지게차 운전석 높이만큼 쌓아놔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았던 B 씨는 사고가 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 쓰러진 A 씨를 지게차로 밟고 지나간 뒤에야 멈춰섰다.
이 사고로 A 씨는 장기가 파열되고 온몸의 뼈가 부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이틀 만에 겨우 의식을 회복했다.
A 씨의 남편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동시에 사측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회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런데 재활치료를 받던 A 씨는 사고 4개월여 뒤인 지난 3월 29일 돌연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가 경영난으로 휴업을 결정해 4월 30일자로 해고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일자는 A 씨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입사 1년을 딱 하루 앞둔 날이다.
해고 통보 내용증명서.피해자 측 제공.2024.06.26./뉴스1
이른바 절대해고 금지법이라 불리는 근로기준법 23조 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과 이후 30일 동안에는 해고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사업주가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는 예외하고 있다.
A 씨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받은 산업재해 휴업기간은 오는 9월 17일까지다. 이 기간 회사는 A 씨를 해고할 수 없지만, 예외조항을 이용해 A 씨를 해고한 것이다.
A 씨 남편은 "아내가 실질적으로 근무하던 회사를 휴업한 것이 아니라 아내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자회사를 휴업하는 편법을 써서 해고를 했다"며 "원래 운영 중인 모회사는 현재도 운영하고 있으며, 해고한 직책에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 경영상 악화로 휴업했다고 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회사 대표가 몇달 치 월급을 줄테니 형사 고소한 것을 취하해달라고 했는데, 거절하자 못 마땅해했다"며 "이런 이유로 아내를 해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게차를 운전한 직원 B 씨와 회사 대표 C 씨는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5일 각각 금고 6개월,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별개로 A 씨 측은 부당해고에 대해서도 처벌해달라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병원 치료받는 A씨.피해자 측 제공.2024.06.26./뉴스1
회사 대표 C 씨는 "A 씨를 해고하려고 휴업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오히려 회사가 A 씨에게 지급한 형사 합의금 4000만 원과 산재로 인한 A 씨의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해명했다.
또 퇴직금 정산을 하루 앞두고 해고한 것에 대해서는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A 씨 측으로부터 부당해고와 관련한 진정서를 받아 사건을 들여다보는 중"이라며 "A 씨가 자회사에 이름이 올라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모회사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인정된다면 부당해고로 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의 남편은 "현재 아내는 사고로 인해 신장과 비장을 제거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겪어 약을 달고 산다"며 "10살된 아들이 엄마를 낫게해달라며 매일같이 소원을 빌 정도고, 저 또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등 가족의 일상이 통째로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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