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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배민 한집배달, 알고 보니 두집배달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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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24-07-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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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지연 최소화 내세운 서비스
‘알뜰배송’ 비해 1000원가량 웃돈
최근 두 건 이상 묶어서 배차 속출
소비자 “사실상 사기 아니냐” 분통


A씨가 지난달 28일 배달의민족에서 받은 배차 내용.  배달지 두 곳에 모두 ‘바로’라는 표시가 있다. ‘바로’는 바로배달 즉 한집배달을 의미한다. A씨 제공.

A씨가 지난달 28일 배달의민족에서 받은 배차 내용. 배달지 두 곳에 모두 ‘바로’라는 표시가 있다. ‘바로’는 바로배달 즉 한집배달을 의미한다. A씨 제공.



배달 전문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배달’을 두 건 이상 묶어서 배달라이더들에게 배차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집배달이 사실상 ‘두세 집 배달’로 운용되는 것이다. 한집배달은 한 번에 두세 곳을 배달하며 생기는 배송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의 서비스로, 소비자는 두 곳 이상을 묶어 배송하는 ‘알뜰배송’에 비해 1000원가량 웃돈을 내고 있다. 소비자는 “속았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자영업자들은 배송지연에 따른 품질 저하와 소비자 불만을 우려하고 있다.


배민라이더 A씨44는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예전에는 한집배달 한 건을 끝낼 때쯤 배민이 다른 주문의 배차를 줬는데, 일주일 전부터는 배민이 한꺼번에 한집배달 두세 건을 준다”고 말했다. 한집배달로 주문받았지만 사실상 그 이상의 배달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뜻이다. 배달노동자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세상’에서도 같은 증언이 잇따랐다. 이 카페의 한 이용자는 지난달 29일 “한 번에 한집배달 두 건이 들어온다”며 “두 번째로 배달을 받는 고객은 솔직히 알뜰배달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어제도 한집배달 주문 두 개가 같이 들어왔는데, 단순 오류인가요?”라고 물었다.

음식점주는 배달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배달라이더이자 자영업자인 박모씨40는 “한집배달이 한 건씩 잡혀야 하는데 두 건이 잡히는 걸 보고 이래서 배달이 늦는구나 싶었다”며 “한집배달이라 했는데 두 집을 받으면 한집배달을 시킨 손님은 음식을 늦게 받을 수밖에 없어 음식 파는 사람으로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야식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준형씨34는 “한집배달 주문이 접수된 후에도 라이더가 200m 거리에서 움직임 없이 15분 정도 있다가 왔다”며 “사실상 다른 집에서 배달을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배달의민족이 시행하는 ‘한집배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배달의민족이 시행하는 ‘한집배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55는 “조금이라도 빨리 받으려고 한집배달을 시켰는데, 배달라이더 경로를 보니 집 반대쪽에서도 한참 멈추고 근처에 와서도 한참 멈췄다”며 “사실상 한집배달은 사기 아니냐”고 말했다.

배민 측은 “한집배달 여러 건을 묶어서 운용하기도 하지만, 배달라이더가 한건씩 배달하게 하고 있다”며 “알뜰배달을 하는 식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집배달 두 건을 한꺼번에 배차하지만, 한 건씩 배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성배 라이더유니온 서울지회장은 “배민 측은 한집배달이라고 표시하는데 실제로는 다중배차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지회장은 “배달이 늦어지면 음식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라이더가 근거리에 있는 한집배달 두 건을 배차받으면 어떻게 하나씩 픽업·배송을 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전 지회장는 “예전엔 한집배달 배송이 끝날 때쯤 다른 배차를 주거나, 픽업 지역과 라이더의 실제위치가 다르면 주의 문자를 주는 등 묶음 배달이 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최근엔 다 사라졌다”며 “사실상 배민이 라이더에게 알뜰배달을 하게끔 조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민 측에서 이런 식으로 묶음 배차를 하면 배달업계 신뢰 자체가 저하될 것”이라며 약관에 맞는 공정한 배달을 촉구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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