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출구까지 공포의 200m 역주행…9명 사망·4명 부상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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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A 씨의 제네시스는 이후 BMW와 쏘나타를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그 후에도 100m쯤 이동하다가 건너편 시청역 12번 출구 쪽에 이르러서야 공포의 질주를 멈췄다. 총 역주행 거리는 200m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청역 주변은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데다 사고 당시 저녁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몰린 탓에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고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나누는 철제 가드레일은 뿌리째 뽑혀 인근 상점 유리창을 뚫고 박혀있었다. 사방에는 차량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점포 유리창은 산산조각 났고, 사고 여파로 점포에서 나온 플라스틱 박스와 종이컵들이 차도에 나뒹굴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중년 남성은 "브레이크가 없는 것처럼 달렸고 콰콰콰쾅 충돌하고 멈춰 섰다"며 "신호를 완전히 무시하고 달렸다"고 당시 참상에 대해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박 모 씨는 "사고를 낸 차량 조수석에 여성이 같이 있었고 60대 운전자를 챙기는 모습이었다"며 "횡단보도 주변에 열댓 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힘겨운 목소리로 설명했다. 현장과 좀 떨어진 거리에서 사고 상황을 본 한 60대 남성은 "쿵 소리가 나서 봤더니 사거리에 차량 3대가 일렬로 찌그러져 있었다"고 사고 직후 모습에 대해 전했다. 이번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피해자의 딸 B 씨는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그냥 병원으로 온 것"이라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병원 측이 브리핑을 진행하는 중에도 B 씨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번 사고 사망자 중에는 시청 총무과 직원 김 모 사무관도 포함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 사무관의 유족과 지인은 "김 사무관은 사명감을 갖고 한결같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사무관의 형 김 모 씨57는 "동생은 형제 중 막내인데 밥 먹고 일하는 것밖에 모르던 애"라며 "좋은나라 운동본부라는 프로그램에서 38세금징수과 소속으로 나와 탈세하는 사람들 잡는 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사망한 6명은 신원 확인 후 현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된 상태다. 부상자 명단에는 A 씨와 동승자인 60대 여성도 이름을 올렸다. 비응급 부상자 중에서도 1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교통사고 발생 신고를 접수해 출동한 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37대, 인원 134명을 동원해 사고 현장 수습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밤 서울시청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 현장 상황을 지휘했다. 오 시장은 "안타까운 사고다. 희생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모시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라"고 현장에 지시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현장을 찾아 경찰력을 직접 지휘했다. 조 청장은 이날 휴가였지만, 교통사고 발생 상황을 보고받은 직후 곧바로 현장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으로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춘수 중부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2일 오전 0시 25분 3차 브리핑에서 "검사 결과 사고 당시 A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운전자 A 씨도 부상 상태이기 때문에 진술이 가능한 시점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고 경위와 원인은 폐쇄회로CCTV·블랙박스 등을 통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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