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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폭 60여명 도열, 오세훈 조기까지…명동황제 신상사 빈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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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3회 작성일 24-08-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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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조폭? 이 어른은 달라” 추모 물결
서울 송파서, 사복경찰 수십명 파견

지난 10일 세상을 떠난 원로 주먹 신상현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모습. /구아모 기자

지난 10일 세상을 떠난 원로 주먹 신상현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모습. /구아모 기자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층에 짧은 머리에 검은색 양복,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 20여명이 일자로 도열해 인사를 나눴다. 지하 1층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자 입구 앞에서부터 60여명의 사내들이 정자세로 빈소로 이어지는 40m 남짓의 통로를 만들었다. 이들이 지키는 것은 ‘명동 황제’로 유명한 원로 주먹 ‘신상사’ 신상현씨의 빈소.향년 92세,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40년 간 명동을 주름잡은 1세대 조폭이다.

10일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기를 보냈다. /장윤 기자

10일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기를 보냈다. /장윤 기자

100여개의 화한이 늘어선 가운데, 전국구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74씨의 화환도 놓여있었다. ‘조양은 선교사’ 명의로 ‘하늘에서 평안히 쉬시길 기도합니다’고 적혀있었다. 가수 설운도의 근조화환과 태진아의 근조 리본도 놓여 있었다. 분향실 안에는 서울시장 오세훈 명의, 국회의원 김선교 명의의 조기弔旗도 놓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 집안 사람이 부탁을 받아 조기를 보낸 것으로, 최측근도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양평군, 양주시의회 등 지자체 근조기는 물론, 가수 겸 배우, 중소기업 대표, 동네 명칭과 이름이 적힌 화환도 보였다. 관할 경찰서 서울 송파경찰서엔 비상이 걸렸다. 행사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사태에 대비해 현장 대응 팀을 꾸려 사복 형사 수십 명을 장례식장 곳곳에 배치했다. 서울경찰청에서도 경력이 파견됐다.

11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 앞에 신상사파 건달 40여명이 도열해 있다. /장윤 기자

11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 앞에 신상사파 건달 40여명이 도열해 있다. /장윤 기자

◇“우리 형님, 건달답게 돌아가셨다”


최측근들은 빈소가 차려진 지난 10일부터 밤새 장례식장을 지키기도 했다. 이들은 신씨를 두고 “어르신” “아버지”라고 불렀다. 30년 넘게 신씨의 측근 자리를 지켰다는 김선태65씨는 “어르신이 전국을 평정하고 난뒤 30년간에는 칼질 이권 다툼이 따로 없었다. 한번도 안아프시고 병치레 않고 끝까지 건달답게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신씨의 자녀들은 조직과 관련없이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11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에서 건달들이 신씨를 추억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신씨를

11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에서 건달들이 신씨를 추억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신씨를 "명동 대통령" "마지막 협객" 등으로 추억했다. /장윤 기자

부산, 밀양, 익산, 제천 등 전국 각지에서 1세대 원로를 추모하기 위해 대거 참석했다. 원로의 마지막 길을 찾은 이들은 롤렉스 시계, 에르메스 및 구찌 등 명품 벨트 등을 착용하기도 했다. 보테가베네가 같은 명품 파우치도 눈에 띄었다. 김두한과 함께 당대 최고의 주먹으로 불린 시라소니의 아들도 전날 밤새 빈소를 찾았다고 한다. 전북 익산서 지역을 대표해 참석했다는 김용선69씨는 “정의롭고 약자 편에 서고, 강자한테는 끝까지 맞서던 이 시대의 큰별”이라며 “우리 식구들 모두가 존경해왔기에 애통해 하고 있다”고 했다.

11일 찾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신상현씨 빈소가 차려져 있다./장윤 기자

11일 찾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신상현씨 빈소가 차려져 있다./장윤 기자

1950년대 명동과 충무로 ‘신상사파’가 자리잡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유흥가가 번성하기도 했다. 미스코리아들이 찾는 의상실과 미용실이 거리마다 늘어섰고 각종 나이트가 성업했다. 가수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빈소를 찾은 주먹들은 “당시 유명해지기 전 조용필이 나이트에서 노래했다”며 같이 찍은 사진 등을 자랑하기도 했다.

10대 후반부터 신상현씨 밑에서 보좌했다는 오모61씨는 “파라다이스 호텔, 타워호텔, 홀리데이서울, 마이하우스, 백남 나이트, 로얄호텔이 당시 연예계의 등용문이자 강남 대신에 유흥의 중심지였다”며 “강남에 홀리데이 서울이 들어서는 기점으로 90년대 이후 명동 상권이 쇠락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오씨의 본명을 묻자 “검찰청에 이름을 묻는 것이 빠를 것”이라며 검찰청에 여러 차례 드나들어 검찰청 사람들이 나를 더 잘 알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영결식에 블랙세단 100대 동원

11일 신상현씨 빈소 앞에 놓인 화환들./장윤 기자

11일 신상현씨 빈소 앞에 놓인 화환들./장윤 기자

전국에서 올라온 ‘식구’들은 신씨를 두고 “명동 대통령” “야인시대의 마지막 협객”이라고 했다. 20대 때부터 50년 넘게 신씨 곁에 있었다는 이성만73씨는 “정치인들 부탁을 받고 건달들을 동원, 여의도, 장충동 등 선거 유세 지역서 선거운동도 시켰다”고 했다.

조문객들은 “최근 경찰청에서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MZ 조폭들과 우리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장례위원장 완장을 찬 ‘명동파 후계자’ 홍인수73씨는 50년간 신상현씨 밑에 있었다고 한다. 홍씨는 “우리같은 협객은 마약과 포주, 사채업, 도박 등에 손대지 않는다”며 “신씨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다면 돈을 좇고 약자들을 괴롭히는 MZ 조폭들 질서 정리를 할 수 있었을 것인데...”라고 말했다. 발인은 12일 오후 1시 30분, 최측근 관계자들은 “발인엔 블랙 세단 100대를 동원해 어르신 가는 마지막 길 배웅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 조폭 특별 단속 “4개월 간 281명 구속”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3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4개월간 조직폭력 범죄 특별 단속을 벌여 1723명을 검거하고 281명을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단속 때와 비교하면 검거 인원은 8.4% 증가했다. 특히 폭력조직 가입·활동 행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관련 검거 인원209명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신설된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폭력 등 전통적 조폭 범죄와 함께 도박 등 조폭 개입 신종범죄를 집중 단속한 결과다. 범죄수익 추적도 강화해 총 80억5000만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조치했다고 국수본은 밝혔다.

11일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 앞 모습. /장윤 기자.

11일 서울아산병원 신상현씨 빈소 앞 모습. /장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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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장윤 기자 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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