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해 검찰의 최대 주력 사건으로 꼽혔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이 새해에는 후반전에 돌입한다. 1년에 가까운 전방위 수사를 통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고 돈봉투 전달자들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수수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검찰 주력 사건인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수사도 새해에는 일부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4개월간 이어진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기소된 관련자가 없어 검찰 수사가 난항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민주당 돈봉투 사건 2막 시작…국회의원 소환 수개월 이어질듯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의원들 사이에서 수천만원의 돈봉투가 오고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직 의원들을 상대로 한 부패 수사라는 점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정점 송 전 대표를 구속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송 전 대표의 구속심사에서 법원은 "돈봉투·불법자금 관여가 소명된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윤관석 무소속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다 결국 돈봉투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정치보복 수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정당성은 확보된 셈이다.
이제 검찰의 칼끝은 돈봉투 수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윤 의원의 재판에서 돈봉투가 뿌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모임에 참석한 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돈봉투 수수자로 의심받는 민주당 허종식 의원을 불러 조사하며 신호탄을 쐈다.
현재 검찰이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사람만 20여명에 달해 국회 의원들의 줄소환이 수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다. 4월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 과정에서 검찰과 민주당 사이의 날선 신경전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공개한 성 전 대표 지지 모임 명단은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 등 총 21명이다.
◇ 특별수사팀 꾸린 尹 명예훼손 의혹…수사 결과에 쏠리는 눈
대선 허위보도 의혹도 올해 눈여겨볼 주요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일부 언론이 의도적인 가짜 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9월 뉴스타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JTBC·경향신문·뉴스버스·리포액트까지 총 5곳의 언론사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압색 대상이 된 기자만 8명에 달한다.
이들이 수사대상이 된 이유는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맡은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에서 봐주기 및 은폐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수부 수사의 주임검사는 윤석열 현 대통령이다.
검찰은 해당 보도를 "대선에 개입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의도적인 허위 기사"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해당 언론사들은 검찰이 이렇다할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한다. 일각에선 검찰의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초 검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만큼 사건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기소된 관련자는 없다. 이에 검찰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허위보도에 민주당 관련 인사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는 만큼 4월 총선에 또다른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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