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저기 세 사람은 모두 동네 언니들인데 일흔이 넘었는데도 운동할 겸 이 시각에 나왔네요. 새해에는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푸른 청룡의 해를 뜻하는 갑진년甲辰年 새해 첫날 오전 6시40분. 올해로 일흔하나가 된 강모씨여는 이른 아침 해맞이를 하기 위해 남산공원을 찾았다.
전날 녹았던 눈이 밤 사이 다시 얼어 곳곳에 빙판길이 생겼지만 강씨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강씨는 "이렇게 걸어 올라가는 게 운동도 되고 좋다"며 "작년에는 영하 17도일 때도 이 멤버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버스정류장에는 남산공원 팔각정으로 오르는 전기버스를 타기 위해 20~30명이 줄 지어 있었다. 남산공원은 자동차가 올라갈 수 없어 버스를 타거나 걸어 올라가야 한다.
버스가 2~3분 간격으로 승객을 태우고 올라갔지만 강씨처럼 걸어 올라가는 시민이 더 많았다.
새해 고2가 되는 정모군도 친구 3명과 함께 남산을 찾았다. 정군은 "고3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성적을 많이 올리는 게 큰 목표"라고 말했다.
1일 해돋이를 보기 위해 서울 남산공원을 오르는 시민들의 모습/ⓒ News1 서상혁 기자
이날 남산의 일출시각은 오전 7시42분이었지만 팔각정에는 오전 7시가 되기 전부터 수만 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가 잘 보이는 명당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고교에 입학하는 이모양은 오전 6시40분쯤 팔각정에 올라왔다. 그 덕에 해 뜨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이는 팔각정 앞 성곽길에 자리를 잡았다.
이양은 "새해 첫날 뜨거운 태양의 기운을 받아 올해는 반에서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팔각정까지 가지 않고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김모씨여·26는 "오전 6시5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팔각정쪽으로 올라갔는데 사람이 많아 도저히 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내려왔다"고 웃었다.
아예 남산타워 전망대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전망대엔 100여명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몰렸다.
새해 첫 해는 예정보다 7분 늦은 7시49분에 볼 수 있었다. 짙은 안개에 가려 희미하기는 했지만 해가 떠오르자 전망대의 시민들이 일제히 "해 올라온다"는 탄성을 내질렀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A씨남·25는 "안개가 심해 해가 안 뜨는 줄 알았다"면서도 "그래도 돈을 들여 올라온 보람이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갑진년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시민들이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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