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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병원서도 가래 뽑다 사망사고…그걸 간병인 시킨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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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4-01-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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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의료인이 해야 할 행위를 불법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1일 요양병원 39곳공립 8개, 사립 31곳의 간병인 업무 실태를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간병인은 31개 종류의 업무를 수행한다. 환자의 이 닦기, 체중 측정, 체위 변경, 보행 훈련 및 운동 보조, 목욕 시키기, 식사 돕기, 가족 통화 연결 등이 대표적이다.

복지부는 이 중 ▶네블라이저 준비·적용 ▶석션과 통 세척 ▶회음부 관리 ▶연고 바르기·기저귀 발진 관리·적외선 의료기 적용 등의 피부 관리 ▶수면장애·유치도뇨관·주사라인 등의 환자 상태 의료진에게 보고하기 등을 불법 의료행위로 꼽았다. 네블라이저는 천식·기관지 확장증 등에 약물을 안개처럼 뿜는 의료기기이다. 석션은 환자의 가래를 뽑아내는 일이다. 환자 질환 관리에 직결되기 때문에 간호사 등의 의료인이 하는 행위들이다.

네블라이저 준비와 적용사용에 하루 평균 1분 34초 걸렸다. 석션 업무에는 10분가량 걸렸다. 회음부 관리에는 14분, 피부관리에는 13분, 환자 상태 보고에는 12분 넘게 걸렸다. 공립 요양병원보다 민간 요양병원이 간병인에게 이런 불법행위를 더 길게 시켰다. 가령 공립병원 간병인은 석션에 6분을 쓴 반면 민간병원은 11분 걸렸다.

한 요양병원 어르신 이미지. 중앙포토

한 요양병원 어르신 이미지. 중앙포토

네블라이저, 석션, 피부관리는 환자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 오래 걸렸다. 요양병원의 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5단계로 나뉘며 의료최고도가 가장 중하고 다음이 의료고도이다. 간병인들은 의료최고도환자의 네블라이저 적용에 약 11분 쓴 반면 의료고도환자에게는 채 2분을 들이지 않았다. 석션은 의료최고도 환자가 53분을 썼는데, 이는 의료고도 환자약 16분의 3.3배에 달한다. 피부관리도 의료최고도 환자는 약 28분, 의료고도환자는 17분 들였다.

반면 회음부 관리는 의료고도환자가 16분, 의료최고도환자가 13분으로 고도환자가 약간 길었다. 환자 상태 보고도 의료고도환자가 3분 정도 길었다.

중증도가 낮은 3개 환자군의료중도, 의료경도, 선택입원군을 비교했을 때 5개 불법행위에 들이는 시간이 의료중도 그룹이 가장 길었다. 기저귀를 차고 있는 환자에게 5개 불법행위를 제공하는 시간이 미착용 환자보다 2~9배 길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석션을 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학병원에서도 사망자가 나올 때가 있다"며 "좌약삽입 행위 등 환자 몸속에 뭔가를 투입하는 침습적 행위는 무자격자가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요양병원 원장은 "간병인이 석션 같은 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무조건 이런 걸 못하게 하면 안 된다. 환자 목욕은 간호사가 하게 돼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 않으냐"고 항변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 원장은 "일본은 주사를 맞지 않거나 거동 가능한 경우 등 환자의 상태를 보고 간병인의 석션 행위를 허용한다"며 "간병인 자격증을 도입하고, 의사나 간호사 지시에 따라 간병인이 위임받아서 할 수 있는 업무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간병 부담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간병인의 불법 의료행위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간호사의 지도·감독을 받고 간병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간병 업무를 표준화하고 교육·훈련을 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정부 조사 결과, 간병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여하는 행위는 체위 변경이다. 하루 평균 67분가량 쓴다. 다음은 기저귀 교체 및 관장, 좌약 삽입, 손가락 관장 등 배설 보조 활동이며 66분가량 투여했다. 식사·간식61분, 간병일지 기록59분, 병실 청소와 정돈34분, 세안·면도 등26분, 튜브 피딩튜브로 영양 공급, 26분 등의 순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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