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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예민해서? 원인 모를 설사, 한 달 넘었다면 이 병 의심[건강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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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6회 작성일 24-08-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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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염증성 장질환, 사회활동 활발한 20~40대 주로 발병;원인 모를 설사·복통··체중감소 지속시 정밀검사 필요;신약에 치료효과 높아져···합병증 막으려면 조기치료

장이 예민해서? 원인 모를 설사, 한 달 넘었다면 ‘이 병’ 의심[건강 팁]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염증성 장질환은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만성적으로 위장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넓은 의미에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말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 장 내부의 과도한 면역반응이 위장관 염증을 일으키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국내에서 매우 드문 질환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 발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크론병은 3만 3000여 명, 궤양성 대장염은 5만 900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업이나 업무로 한창 바쁜 시기인 20~40대 사이에 주로 발병하다 보니 환자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장이 예민해서? 원인 모를 설사, 한 달 넘었다면 ‘이 병’ 의심[건강 팁]
궤양성 대장염왼쪽과 크론병의 대장내시경 사진.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모든 위장관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회장소장 끝부분이나 대장을 침범한다. 염증이 진행되면 장 협착, 농양, 누공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거대 결장, 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젊은 나이에 특별한 이유 없이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한 달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국내 크론병 환자는 치루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치루가 잘 낫지 않고 반복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질환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장 먼저 대장내시경을 시행한다. 내시경을 통해 소장 끝 부분과 대장을 살펴보고 특징적인 소견이 보이면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증상이나 혈액검사상 질환이 의심되면 소장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가공명영상MRI, 캡슐 내시경, 소장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소장까지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는 대변을 통해 장의 염증 정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변 칼프로텍틴 검사도 널리 시행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배경이 있는 사람에서 환경적 요인과 장내 미생물 변화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원인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염증성 장질환에 관여할 수 있다고 밝혀진 유전자는 현재 300개가 넘는다. 환경적 요인은 식이, 흡연, 대기오염 등이다. 그 중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도 주요 발병 원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장이 예민해서? 원인 모를 설사, 한 달 넘었다면 ‘이 병’ 의심[건강 팁]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 손상이 누적되면 심한 흉터와 협착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대장암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 수술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병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병이 아니다. 유전병은 특정 유전자의 이상 또는 변이에 의한 질환으로, 유전자 변이가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전달돼 발병한다. 반면 염증성 장질환은 가족력을 가진다. 가족력을 갖는 질병은 가족 구성원 간에 자주 발생하는데 유전적 요소 외에 환경적 요인과의 복합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된 환자의 부모, 형제, 자매, 자녀 중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을 확률은 5% 정도로 밝혀졌다. 가족 구성원 중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는 사람이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1% 수준이다.


과거에는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할 때 5-ASA아미노살리실산, 면역조절제와 같은 약제들을 주로 사용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스테로이드와 같은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을 억누르면서 경과를 지켜봤다. 전통적인 약제들은 치료 성적이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았고 부작용 우려도 컸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 손상이 누적됨에 따라 협착, 누공, 대장암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 수술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신약들이 도입되면서 치료효과가 크게 향상됐다. 환자들의 증상이 빠르게 호전될 뿐 아니라 염증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됐고,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장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수술과 입원횟수가 줄어들고 환자들의 삶의 질도 크게 개선되는 추세다.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각종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등과 긴밀한 협진을 통해 장 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최근에는 염증성 장질환의 수술률이 크게 낮아졌고 수술을 받더라도 재발 없이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염증성 장질환 의심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장이 예민해서? 원인 모를 설사, 한 달 넘었다면 ‘이 병’ 의심[건강 팁]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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