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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집단 폭주 상당수 중학생…"면허 없이도 손쉽게 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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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0회 작성일 24-08-1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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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업체 5곳 중 4곳 면허 안봐

10대 ‘무면허 운전’ 2년새 4.5배↑

사고도 급증, 시민 도보안전 위협

“미성년자 운전자격 확인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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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수업 일정이 빡빡해 전동킥보드를 안 타면 늦을 수도 있어요.”

9일 오후 3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골목에서 만난 중학생 이모 군14은 전동킥보드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평소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 군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없다. 이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목동 학원가 길거리에선 전동 킥보드를 탄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시민들 사이로 달리고 있었다.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해 집단 폭주 행위를 벌인 ‘따릉이폭주족연맹따폭연’의 운영자 고등학생이 최근 검거된 가운데, 따폭연 회원으로 난폭운전에 참여한 50여 명 중 상당수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PM을 빌려주는 업체 대다수에서 면허 없이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시민들의 ‘도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면허 운전 2년 새 4.5배로 증가… ‘대부분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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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따폭연 회원 중 상당수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따폭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는 3000명에 육박한다. 따폭연은 SNS에 자신들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등의 행태를 벌이기도 했다.

중학생들의 무면허 PM 운전이 가능한 근본적 이유에는 허술한 관련 업체들의 대여 시스템이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취재팀이 목동 학원가 인근을 포함한 서울 시내에서 전동킥보드를 대상으로 잠금 해제를 시도해 보니, 총 5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공유 킥보드 앱에 간단한 신상 정보만 등록하고 탑승을 시도하니 ‘운전면허가 등록되지 않았다’는 안내가 떴다. 하지만 ‘다음에 등록하기’를 누르면 전동킥보드 운행이 가능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최근 PM 대여 업체 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여 과정에서 운전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무면허 PM 운전으로 단속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7165건에 그쳤던 관련 단속 건수는 지난해 3만1933건으로 4.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다. 올 6월 충북 옥천에선 여중생 2명이 탄 전동킥보드가 승용차와 부딪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실제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9년 447건에 그쳤던 PM으로 인한 사고 건수는 지난해 2389건으로 증가하며 같은 해 사망자도 24명이 발생했다. 음주운전도 문제다. 6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가 만취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타 논란이 됐다.

● “PM 사고 절반 미성년자”… 법안 번번이 폐기

PM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면허 인증을 강제할 수 없다”며 “면허 인증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인증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분을 이용해 타는 경우까지 모두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제21대 국회에선 PM 이용자들의 운전 자격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법안이 3건 넘게 발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성년자는 PM 운전이 미숙하므로 업계의 합의 또는 입법을 통해 운전 자격 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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