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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는 지적장애, 父는 교도소에…8남매는 생애 첫 가스보일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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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1-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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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함께 살게 된 어머니 서정화40·가명씨와 8남매의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다시 함께 살게 된 어머니 서정화40·가명씨와 8남매의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아버지는 가정폭력으로 수감됐고,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도움을 받아 새 집을 얻게 된 8남매는 한겨울에도 마음껏 따뜻한 물을 쓸 수 있게 됐다며 가스보일러에 “설렌다”고 했다.

14일 이랜드복지재단에 따르면, 최근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서정화40#x2027;가명씨는 8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다. 어쩌면,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 서씨의 지난 삶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서씨는 미혼모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한 남자와 8남매를 낳았다. 서씨가 두 아이를 낳았을 무렵, 아이들의 생부 A씨는 같은 지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A씨는 서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법적으로 자신의 가정을 꾸렸고, 아이들도 낳았다.


하지만 A씨는 서씨를 계속 찾았다. 그렇게 서씨는 8남매를 낳게 됐다. 그럼에도 A씨는 양육 지원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다 가정폭력 혐의로 A씨가 교정시설에 수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A씨의 수감 후, 서씨의 아이들은 새로운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됐다. A씨가 꾸린 새 가정의 자녀들이 서씨의 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졌던 것이다.

법적으로 A씨의 자녀인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자꾸 서씨의 집에 머무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어떤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A씨가 수감되자 그 화풀이 대상으로 서씨의 자녀들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아이부터는 비슷한 또래였던 이들은 같은 동네에 살아 등하굣길에도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서씨의 아이들은 늘 불안에 시달렸다.

설상가상으로 서씨가 몸에 이상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 부신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받게 됐다. 홀로 8남매를 돌보는 상황에서 충분한 회복은 불가능했다. 수술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든 상황에서 자녀들을 돌보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던 8남매는 흩어지게 됐다. 서씨는 어린 자녀 4명과 함께 아동 임시보호소에 입소했고, 좀 더 나이가 많은 4명의 자녀는 다른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서씨는 아픈 몸이지만 어린 자녀들을 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선택한 차선책이라고 했다.

내려앉은 천장과 빗물로 얼룩진 벽지가 있는 방에 아이들의 잠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내려앉은 천장과 빗물로 얼룩진 벽지가 있는 방에 아이들의 잠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이때 지역 봉사자들이 서씨 가정을 발견하고 이랜드복지재단의 ‘SOS 위고’ 사업을 소개했다. 이전에 서씨와 8남매가 살던 곳은 보증금 400만원에 월세 30만원의 집이었다. 아홉 사람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비가 오면 천장 곳곳에서 물이 새고, 벽면의 곰팡이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겨울이면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 탓에 아이들은 한데 모여 잠을 청해야 했다.

기름보일러가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사치였다. 월세마저 5개월째 밀려 보증금에서 차감되던 상황에서 기름값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낡은 전등 몇 개만이 어두운 실내를 간신히 밝혔고, 주방에서는 싱크대 하수구가 자주 역류해 악취가 올라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어렵사리 ‘다자녀 전세임대주택’ 대상자로 선정됐고, 재단은 입주 부담금을 지원했다. 깨끗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가족의 달라진 생활환경은 새로운 활력이 됐다.

9가족이 이사하게 된 새로운 보금자리. /이랜드복지재단

9가족이 이사하게 된 새로운 보금자리. /이랜드복지재단

첫째와 둘째는 “이제 학교에 가도 마음이 편하다”며 재단에 감사 편지를 보냈다. 이들은 “저희집은 기름보일러를 사용했는데 도시가스 보일러를 사용한다고 하니 올겨울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어 설렌다”며 “정말 이런 좋은 집에 갈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이사를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재단 측은 앞으로도 SOS위고 사업을 통해 위기가정이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의 주거 지원이 한 가정의 붕괴를 막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도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씨의 첫째와 둘째 자녀가 보낸 감사 편지. /이랜드복지재단

서씨의 첫째와 둘째 자녀가 보낸 감사 편지. /이랜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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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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