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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겨울 축제 축소·취소…"연말 대목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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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4-12-1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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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연말 축제 ‘비상’
서울시는 오는 13일 예정이었던 겨울 축제 ‘2024 윈터 페스타’의 개막식을 취소했다. 대규모 퍼레이드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분위기를 띄우기가 어려워지면서 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작년 12월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열린 ‘빛초롱축제’ 현장. /서울시

서울시는 오는 13일 예정이었던 겨울 축제 ‘2024 윈터 페스타’의 개막식을 취소했다. 대규모 퍼레이드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분위기를 띄우기가 어려워지면서 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작년 12월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열린 ‘빛초롱축제’ 현장. /서울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전국 곳곳의 겨울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연말 행사나 회식을 줄줄이 취소하는 등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축제를 연다고 해도 시민들이 발걸음을 할지 미지수인 데다가, 축제 예정 장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반대하는 시위대가 집회를 신청한 경우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오랜 기간 준비해온 축제의 개막식이나 주요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정·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국과 특별히 관련이 없는 지역 축제를 취소하는 게 오히려 분위기를 더 침체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서울시는 13일 예정된 ‘2024 윈터 페스타’ 개막식을 취소했다. 윈터 페스타는 서울시가 겨울철 여는 가장 큰 규모의 축제다.

서울시는 당초 ‘역대급’ 개막식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지난 8월부터 행사 기획을 시작해 조명 점등식, 클래식 공연, 미디어아트 상영 등을 준비했다. 하지만 개막식을 나흘 앞두고 결국 취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런 시국에 화려한 개막식을 열었다간 ‘눈치도 없느냐’는 소리를 들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가장 공들였던 ‘오징어게임2 퍼레이드’는 ‘장소 문제’로 잠정 보류했다. 오는 21일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까지 약 1km 구간에서 500명이 행진할 예정이었는데, 동선에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자주 열리는 서울 동화면세점 앞, 서울시의회 앞이 걸리는 탓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위대와 섞여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며 “사실상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 남구도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앞산 크리스마스 축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1㎞가량을 행진하는 ‘개막 퍼레이드’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구 수성구는 오는 23일부터 수성못 일대에서 여는 ‘수성빛예술제’에서 드론쇼를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취소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철 관광객이 줄어 궁여지책으로 축제를 준비했던 지자체들도 행사를 어쩔 수 없이 취소·축소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오는 14일 열기로 했던 ‘해운대 빛 축제’ 점등식을 취소했다. 겨울철엔 해수욕장 방문객이 없어 인근 상인들의 수입이 줄기 때문에 빛 축제로 관광객을 모아왔는데, 11년 만에 처음으로 점등식을 취소하게 된 것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빛 축제 자체는 그대로 진행하지만, 사람들이 거의 안 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역시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남 순천시의 ‘크리스마스 캐럴 콘서트’도 취소됐다. ‘비수기’를 맞은 순천만 국가정원을 활용해 연말 분위기를 내보려고 이번에 처음 준비한 행사였는데, 시작도 못 하게 된 셈이다.

강원 인제군은 매년 1월 빙어 낚시 축제를 열고 있는데, 올해는 축제 일정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인제군 관계자는 “안 그래도 호수에 얼음이 얼지 않아 초조한데, 억지로 축제를 열더라도 예년처럼 사람들이 몰려와 돈 쓰는 분위기도 아닐 것 같다”며 “올해는 아마도 축제를 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지역 축제는 시민들이 즐기는 이벤트인 동시에 지역 상권을 살리는 주요 행사이기도 하다. 1년에 1~2번 오는 ‘대목’인 셈인데,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하면 지역 경제에 타격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축제 취소가 시민사회 분위기를 더욱 침체시킬 수도 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겨울 축제는 각 지역이 비수기에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라며 “취소·축소가 능사가 아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축제를 이어가려는 지자체들도 있다. 경북도의 경우 지난 10일 도와 시·군이 주관하는 모든 축제·행사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 성북·강남·서초구 등도 예정된 12월 축제를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지역 축제에 예산을 지원하는 행정안전부도 “축제·행사를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지자체에 당부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특히 축제 한 번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단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독려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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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기자 nature@chosun.com 김영우 기자 zerocow@chosun.com 노인호 기자 s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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