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 우대카드 찍으면 행복하세요…"눈치 보여요" vs "부정 승차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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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5일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린 김모70씨는 일부러 다른 승객들이 모두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65세 이상 승객이 쓰는 ‘경로 우대카드’를 찍을 때 “행복하세요”라고 울려 퍼지는 안내 목소리가 민망해서다. 김씨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데 내 카드에서만 ‘행복하세요’라는 소리가 나니 공짜 승차를 알리는 것만 같아 괜히 주변에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6월 10개 역에서 경로 우대카드를 찍을 때 음성을 송출하는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타인 명의로 된 우대카드를 사용하는 부정 승차를 적발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다. 초기 시행 당시 “어르신 건강하세요”라는 멘트를 사용했다가 ‘공짜로 태워 준다고 생색내는 거냐’는 등 불쾌하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행복하세요”로 음성을 변경하고 올해 1월 1일부터는 275개 전 역사로 확대했다. 멘트가 바뀌었지만 어르신들 사이에선 여전히 불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최영근73씨는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지하철 탈 때 민망했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아동급식카드와 같은 제도를 시행하면서도 낙인효과를 방지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65세 이상 승객에게만 낙인을 찍는 듯한 멘트를 꼭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당사자들은 역차별이라 느낄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실시한 시범 운영 결과, 부정 승차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며 “부적격자가 카드를 찍으면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게 해 정당하게 요금을 내는 승객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는 부정 승차 4만 9692건을 적발해 운임의 30배인 약 22억 5000만원을 부과했는데 부정 승차의 83%는 경로 등 대상자가 아닌 우대카드를 사용한 경우였다. 박인숙66씨도 “마음을 편하게 먹었더니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좋은 의도로 시작된 정책이고, 실제로 효과도 좋다고 하니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대카드를 쓰지 않는 승객을 위한 음성을 추가하자는 의견도 제기된다. 직장인 이모31씨는 “지하철 요금을 내는 이들은 젊은 세대인데, 65세 이상에게만 ‘행복하세요’라고 말해 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버스처럼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감사합니다’ 같은 메시지를 듣게 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서호 기자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 “돌싱남인 줄 알았는데”…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 “남편과는 이미 이혼” 미인대회 우승한 60대女…동안 비결 ☞ ‘트로트’로 대세 아이돌 제쳤다…이찬원, 17년 만에 대기록 ☞ 미주, 공개 열애 후 첫 심경…“♥송범근, 밝히니 좋아해” ☞ 임플란트 대안 나온다…없던 치아도 자란다는 ‘이 약’ ☞ “심장병인데…” 교수 강요에 매일 달리다 숨진 中 대학생 ☞ 발작 후 응급실 갔다가 실종…‘하수관 알몸 시신’ 전말 ☞ “명동→경복궁역 택시비 3만원 요구”…관광객 돌아선다 ☞ “아내가 문 안 열어줘” 우유 투입구 불 붙인 남성…무죄 왜? ☞ 아이유, 어린이날 맞아 1억 기부…누적 기부액 50억 육박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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