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광이가 그날따라 아침을 먹자 하더라. 원래 안 먹던 앤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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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과 함께한 김 소방장의 마지막 아침밥
"사명감 갖고 일하시는 분들의 죽음 헛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고故 김수광 소방장 생전 프로필 사진
문경=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지난달 31일 발생한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모습. 2024.2.2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sb@yna.co.kr 문경=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수광이가 그날따라 아침을 먹자고 했어요. 원래 안 먹던 앤데…. 그렇게 함께 아침 먹고 수광이는 출근했습니다."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김수광27 소방장의 아버지는 2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화재 당일 아침에 대해 어렵게 입을 뗐다. 김 소방장의 아버지는 "애가 아침에 일어나서 얼른 씻더니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했다"고 말하며 감정을 추스르는 듯 잠깐 얘기를 멈췄다. 그러면서 "그러면 나랑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다"며 "아내가 차려준 밥과 국을 수광이랑 함께 먹고 출근길에 보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김 소방장이 부모님을 살갑게 대했던 막내아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김 소방장은 문경소방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거처를 옮기지 않았다고 한다. 누나가 결혼했으니 자신마저 떠나면 두분에서만 계셔야 하는 부모님이 눈에 밟혀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수년간 문경에서 구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했다. 유족들은 김 소방장의 활발한 성격이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했던 어머니를 닮아선지 운동도 곧잘 했다고 기억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엄마랑 유독 잘 지냈다"며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해서 쉬는 날이면 엄마랑 둘이 예쁜 카페도 자주 놀러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 화재 현장 출동 나갈 때마다 엄마 나 지금 불 끄러 가요라고 꼬박꼬박 연락도 했다"며 "그런 문자를 매일 주고받는 거 보면 수광이 엄마도 정신력이 보통인 사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별이 된 김수광 소방장, 생전 부모님과의 모습
문경=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수광27 소방장이 살아생전 부모님과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2.2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sb@yna.co.kr 김 소방장은 그 누구보다 소방관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군대에서부터 소방관을 준비한 그는 당직 근무를 꼬박 새운 다음 날에도 졸음을 이겨가며 공부했다고 한다. 전역 3개월 만에 소방관이 된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허리까지 다쳐가며 인명구조사 시험까지 합격했다. 항상 남을 돕는 일을 하는 게 꿈이었던 그는 결국 그토록 바랬던 119구조구급센터 대원이 됐다. 퇴근 후에도 훈련에 매진하고 배려심 넘쳤던 김 소방장의 모습을 보고는 그를 따라서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된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고 유족들은 말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는데 합격하고 좋아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 소방관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불이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드는 소방관들이 있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故 김수광 소방장 생전 프로필 사진
문경=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지난달 31일 발생한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의 모습. 2024.2.2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sb@yna.co.kr hsb@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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