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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따끔 헉, 내 팔!…한반도 몰려온 물벼룩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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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4-08-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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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수욕장에서 바다 물벼룩으로 의심되는 생물에 쏘여 부어오른 모습. 독자제공

서울에 사는 김슬기29씨는 지난달 28일 친구들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강릉 안목해변을 찾았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던 김씨는 갑자기 팔과 다리 부근이 따끔한 느낌을 받았다. 물에서 나와 살펴보니 피부에 빨간 반점이 올라오고 있었다. 김씨는 “수상 구조대원이 바다 물벼룩에 물린 상처 같다고 했다”며 “함께 놀던 친구와 옆에서 튜브를 타던 어린아이도 팔다리에 반점이 올라와 통증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최근 폭염으로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로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해역에서 주로 발견되던 바다 물벼룩이 동해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바다 물벼룩에게 쏘이면 향후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7일 “최근 바다 물벼룩, 해파리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 해역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피서객들이 지난 4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경포, 안목 등 동해안 해수욕장은 지난 6월 29일 개장했다.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7~8월 강원도청에 접수된 해양생물 피해 신고 건수는 45건이었는데, 올해6월 29일~8월 5일의 경우에는 544건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특히 동해에서 바다 물벼룩에 쏘였다는 신고는 올해 처음 접수됐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해수욕장이 폐장하는 8월 말까지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더운 날씨에 기인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강릉의 평균 수온은 1년 새 6도 정도 높아졌다. 8월 4일 기준으로 지난해 18.1도였던 해수 온도가 올해 24도까지 오른 것이다. 그러다보니 수온이 높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바다 물벼룩이나 파란고리문어 등 새로운 생물들이 한반도 주변 해역까지 넘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김씨는 “한국에서 바다 물벼룩에 물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주변 친구들에게 해수욕장에 갈 땐 긴 팔, 긴 바지 수영복을 챙기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다 물벼룩에 물릴 경우 빨간 반점이 물집으로 변해 염증이나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진다. 이후 피부발진이나 고열도 발생할 수 있다. 2주 이상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바다 물벼룩에 쏘여서 부풀어오른 피부. 독자제공

이 때문에 국내 해수욕장 방문을 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달 30일 가족과 함께 거제와 통영 일대 해수욕장을 찾은 이모47씨의 두 아들도 바다 물벼룩에 쏘였다. 이씨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인 두 아들이 물놀이를 하던 중 따끔하다고 해서 보니 팔과 다리에 두드러기 같은 반점이 올라왔다”며 “밤새 따갑고 가려워해 온 가족이 잠을 설쳤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분간 여름에는 국내 해수욕장을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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