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디스크·암…지방에 의사 없어 매주 7시간 차 몰고 서울 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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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10-17 03:52 조회 32 댓글 0본문
[벼랑 끝에 선 지방의료] [1] 대형병원 찾아 삼만리
일러스트=박상훈 김씨가 서울로 병원에 다니는 데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 20만~30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방보다 비용이 2~3배 더 든다고 한다. 김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김씨는 “여든이 훌쩍 넘은 부모님이 왕복 5~6시간씩 차를 타고 오가는 걸 점점 힘들어하신다”며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 언제까지 장거리 운전 해가며 부모님 통원 치료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북 상주의 자영업자 이모57씨는 지난 1월 동네 내과를 찾아 심전도 체크를 했는데 맥박이 1분에 30번밖에 뛰지 않았다. 부정맥이었다. 의사는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수치”라며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상주 시내 대형 병원 2곳에 더 갔으나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 곧장 대구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선 ‘마이크라 시술’이라는 최신 치료법을 소개한 뒤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가능은 하다”라고 했다. 미덥지 않았던 이씨는 지난 3월 서울의 종합병원에 진료 예약을 하고 3개월을 기다린 끝에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이씨는 매주 상주와 서울을 오가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차를 몰고 가면 왕복 6~7시간, 혼자 버스를 타면 더 걸린다. 그래픽=김하경 사실상 ‘의료 난민’이 돼버린 지방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간 허비와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서울과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는 ‘상경 의료’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한 대형 종합병원 관계자는 “내원 환자 10명 중 3명은 지방에서 온다”며 “지방 환자가 점차 늘어날수록 지방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고 했다. 전남 여수에 사는 박모60씨는 3년 전 대장암 3기 확진을 받았다. 지역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했지만 박씨 가족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 서울로 가자”고 했다. 수술을 전후해 5차례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았는데, 여수에서 전북 익산까지 KTX로 이동해 거기서부터는 서울 수서역까지 SRT로 갔다. 수서에서 다시 지하철로 병원에 가는 데 반나절이 걸렸다. 경비와 간병 문제 때문에 수술 후 항암 치료는 화순에서 받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9만592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8만2406명, 강원7만1774명, 충북7만627명 등 순이었다. 이들이 쓴 의료비는 같은 기간 9103억원에서 2조1822억원이 돼 1.4배로 늘었다. 이들 병원 주변에는 지방 환자들을 겨냥한 환자용 고시텔환자방, 오피스텔, 호텔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3개월 치 예약이 꽉 차 있는 등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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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혜연 기자 salud@chosun.com 양승수 기자 win@chosun.com 정해민 기자 at_ha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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