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날아가는 각도 연구"…교내 골프장 해명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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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 안에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된 사실이 뒤늦게 학생들에 의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학교 측은 해당 골프장에서 ‘골프와 물리학의 융합’이라는 취지로 수업을 진행했다는 황당한 변명을 내놨다. 지난 7일 MBC에 따르면 이 학교는 코로나19 때 학생들이 한곳에 모이지 않도록 매점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매점 너머에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된 사실이 최근 뒤늦게 발견됐다. 문에는 ‘수업량 유연화 특별실’이라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팻말이 붙었다. 그 안에는 스크린 골프장에 쓰는 최신식 기계와 골프채 여러 개, 골프백 등이 있었다. 학생들은 지난달 청소를 하다 이곳을 우연히 발견했다. 왜 스크린골프장을 만들었느냐는 학부모들의 지적에 학교 측은 “수업을 위해서 설치했다. 지난해 3학년 학생 10명이 이곳에서 수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수업의 명목은 ‘골프와 물리학의 융합’이었다. 교감 A씨는 “수업은 보통 기말고사 끝나고 3~4일 잡아서 했다. 골프 수업을 하면서 공이 날아가는 각도라든가 이런 것들과 연관해서 보고서 쓰도록 지도했다”고 설명했지만 학부모들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마저도 이 수업은 지난해 7월 사흘 열리는 데 그쳤고, 올해는 아예 없었다. 이상한 변명과 함께 학교 측은 교장, 체육교사 등이 개인 용도로 골프장을 사용한 것 역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교장은 “학교엔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을 위한 휴식 공간도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 스크린골프장 설치에 학교운영비 1300여만원이 사용된 점을 지적했다. 공금을 들여 교사들의 개인적인 연습장을 설치한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사립학교도 아닌데 운영비를 그런 식으로 쓰는 건 용납이 안 된다”고 분노를 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 민원에 “수업용이라는 학교 해명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에 수업개설계획서 제출을 지시했다. 학교 측은 다음 학기부터 골프 수업을 열어 시설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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