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온통 빨간 경매 딱지…전세사기 휘몰아친 화곡동 보니 > 사회기사 | society

전국 곳곳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행각이 잇따라 적발된 가운데, 대규모 전세사기가 일어났던 서울 강서구 지역에서 다세대주택 여러채가 한꺼번에 경매에 나왔다.

3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세사기 그 이후 경매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진행중인 경매 물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포함됐다.

지도를 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곳곳에 ‘경·공매’를 뜻하는 빨간색 표지가 가득한 모습이다. 경매 진행중인 물건의 감정평가액은 1억~3억원대 수준으로, 다세대주택이 주를 이뤘다.

강서구는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사고 건수는 145건, 사고금액은 340억원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화곡동은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의 주무대로,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의 약 70%가 이곳에 몰려 있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서구 화곡동에서 진행중인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경매는 총 223건으로 이 지역 전체 주거용주택 경매236건의 94% 이상을 차지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무섭다. 전세사기 물량 아직 제대로 풀리지도 않았을 거다” “경매 나가면 피해자들 보증금 못받고 나가야 된다” “전세사기로 보증금 못돌려받은 세입자들 내보내야 할텐데 낙찰 받을 사람들도 막막할 거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 주택 중 상당수가 임의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 건물, 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0만5614건으로 지난 2022년에 비해 6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에서 서울의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는 4773건으로 전년 대비 74.1% 늘었다.

한편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부천시 부천역 일대의 공매 상황 지도도 ‘전세사기 피해 지역 지도’로 공유되고 있으나, 이는 전세사기와는 관련 없는 물건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상에 공유된 지도를 보면 부천역을 중심으로 빨간색 공매 표지가 가득한 모습이다. 이는 한 시행사가 소유한 이 지역의 주거용 건물이 통째로 신탁회사 공매에 출회된 것으로, 세입자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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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