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 같지 않다" 서초구 초등학교서 극단 선택한 교사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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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교사, 교내서 사망…악성 민원 의혹
학교 앞 100여개 화환, 수십개 추모글 등장 교사 노조, 추모제 및 긴급 기자회견 예정
“같은 초등교사로서 그 마음이 조금은 짐작이 갑니다. 선생님 잘못이 아닙니다” “힘겹게 꿈을 향해 달려왔을 텐데…교사로서의 권리, 남은 우리가 지켜내겠습니다” 20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아직 굳게 닫힌 정문 앞에 수십개의 추모글이 나붙었다.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 후 숨진 채 발견된 1학년 담임교사 A23씨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동료와 후배, 학부모 등이 남긴 포스트잇이었다. 추모글에는 ‘1학년 학부모다. 희생과 슬픔 꼭 기억하겠다’, ‘고통 알아차리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양초와 국화 꽃다발 등도 함께 놓였다. 동료 교사들의 후회 섞인 한탄도 담겼다. ‘선배로서 너무 미안하다’, ‘남일 같지 않은 교육 현실이다’, ‘대학동기, 같은 교사, 동갑내기 친구다. 그래도 우리 같이 살았어야지, 어떻게 이렇게 소식을 듣게 하나’, ‘억울함 풀어드리기 위해 이제 우리가 움직이겠다’ 등의 글이 적혔다.
밤 사이 추모 화환도 줄지어 등장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 등이 보내온 화환으로 정문을 따라 100여개의 화환이 세워졌다. 이날 오전 이른 시각임에도 이 학교 졸업생, 학부모, 시민 등의 추모 발길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곳에서 만난 1학년 학급의 한 학부모는 “조용하고 성실한 선생님으로 알고 있는데 안타깝다”며 “아이들은 아직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 악성 민원 때문이라는 추측이 사실이라면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릴 생각이다. 학부모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내일부터 방학이라 등교는 계속 할 텐데 화환을 보고 충격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임시휴교 등 조치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최근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며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해오던 중 지난주 학급에서 학생 간 다툼이 발생했고, 이 사건을 이유로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A씨에게 ‘자격이 없다’ 등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서울교사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은 학부모의 민원을 오롯이 담임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재의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며 “전국의 교사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교육청과 교육부의 진정성 있는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 등 사망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초경찰서는 학교 관계자, 주변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일기 등 A씨 유품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에선 A씨가 학교에 대한 불만이나 학부모와의 갈등 등의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은 사인이 밝혀지기 전 우선적으로 추모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해당 초등학교에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며 “오늘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블랙박스 끄고 만져 줘” 女승객 요구에…60대 택시 기사는 성추행 신고당할까 봐 영상 보관 ▶ ‘에어컨 실외기’를 방안에 설치한 기사…작동시키면 물 ‘뚝뚝’ 그릇까지 받쳐 놔 ▶ 무궁화호 객실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스피커 모드’로 야동 시청한 승객 ▶ 대프리카 탓?…대낮에 속옷 벗은 채로 길거리 활보한 女 ▶ MZ조폭 모임 본 검사의 분노…“꼴같잖았고 비위 상했다” ▶ 소고기 원산지 따지는 여자교도소 제소자들 황당 민원 ▶ ‘노브라’ 수영복 패션 선보인 황승언 “남자들은 다 벗는데”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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