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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출신 배달기사, 6년째 의대 도전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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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5회 작성일 24-02-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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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과학고 출신 20대 남성이 가난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재수 중 배달일을 하다 급성 패혈증까지 겪은 사연이 공개됐다.

11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에는 헬스터디 시즌2에 합류하는 합격자를 공개했다. 헬스터디는 ‘미미미누’ 측이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해 주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 주는 콘텐트다. 지난 31일 미미미누는 약 4000명의 지원자 중 합격한 이들을 공개했다.

합격자 중에서 특히 정순수씨25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학생 시절 전교 1등 하는 등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교사들의 추천으로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정씨는 과학고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대치동 과고 입시반에서 친해진 애들끼리 이미 다 무리가 형성돼있었고 대학 수학 선행까지 끝낸 애들 사이에서 진도를 못 따라갔다. 그럴 때마다 애들이 낄낄거리고 웃거나 ‘정순수랑 같은 팀 하면 망한다’고 놀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친구 세 명이 제 노트북을 뒤지다가 자기소개서를 봤는지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걸 다른 애들한테 까발리겠다고 했다. 그땐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너무 무서웠다.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고 토로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한 친구가 정씨의 노트북을 밟아서 부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과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이었다. 친구가 자기가 대학생 되면 과외해서 갚겠다고 했는데 대학생 돼서 잠수탔다”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수시에서 모두 떨어진 정씨는 재수를 준비했으나,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한 노트북이 없어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들어가게 되면서 돈이 더 필요했다.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다가 아스팔트에 팔이 갈리는 사고가 났는데 병원비가 아까워서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 며칠 뒤 제가 급성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했다.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돼야 하나?’ 싶었다. 많이 비참했고 가난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배달 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정씨의 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리게 됐다.

정씨는 “병원에 아빠를 데려가서 치매랑 파킨슨이 의심된다고 했는데, 의사가 ‘네가 의대생이라도 되냐?’고 무시했다”며 “응급실에서 입원이 안 된다고 하는데 아빠는 괜찮다더라. 근데 아빠가 살도 40㎏까지 빠지고 그랬다. 너무 암울해서 딱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제 생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정씨는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제 잘못 아니고, 부모님 아픈 것도 제 잘못 아니지 않냐”며 “아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과학고 간다고 하지 말고 일반고 가서 잘해서 의대 갔으면 아빠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고 눈물을 쏟았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마지막으로 그는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결심으로 의대에 지망하게 됐다”면서 “동정이나 연민 말고 응원이나 격려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지난 5년간 계속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모집글을 보자고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연을 들은 미미미누는 “살아가려고 수능을 보는 사람이다. 살려고 지금까지 여러 번의 수능을 봤고 여섯번째 수능을 제대로 보려고 하는구나”라며 “이번에는 본인의 재능이 온전히 발휘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뽑게 됐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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