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서 119 구조대가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습.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응급실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중증 응급 환자를 위해 경증환자는 응급실 이용을 최소화 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현재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진들이 파업 등으로 이탈할 경우 응급의료체계 붕괴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9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 발표로 인해 의사 인력 이탈 가능성으로 의료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치닫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년처럼 응급의료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맞이하는 이번 설 연휴 기간은 특히 중증응급환자의 안전과 응급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매년 명절 때마다 정부와 언론은 응급실은 24시간 문을 연다고 홍보하지만 경증환자의 폭증으로 중증환자를 돌보는 데 장애가 생긴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며 "병원의 배후 진료 능력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필수인력만 유지하는 기간으로, 평상시보다 최종 진료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명절 연휴는 익숙하지 않은 타지의 환자들과 평소에 드물던 환자군들로 진료 난이도가 올라가고 주취자 증가, 가정 내 불화의 여파로 응급실 폭력과 난동도 자주 발생하는 시기"라며 "응급실 의료진에게 명절 연휴는 연중 가장 힘든 시기이고, 지금까지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지만 실제로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회는 국민들에게 "응급실에 여력이 있어야 중증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고, 소중한 생명을 하나라도 더 구하려면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있어야 한다"며 △경증환자 대응 요령 △경증 질환 예방 △만성질환자, 기존환자들의 연휴 준비 등을 호소했다.
먼저 의사회는 응급실 전화 문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의사회는 "응급실로 전화해 진료와 상담을 원하는 경우가 많는데 응급처치 및 상담은 119를 이용해 주길 바란다"며 "단순 발열의 경우 해열제를 투여해 보고 진료가 필요할 경우 연휴 기간에 문을 여는 의원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휴 기간 소아환자와 경증환자가 발생했다면 진료 가능 병·의원이나 약국 등은 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와 응급의료정보제공 앱, 각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의사회는 또 "단순염좌, 골절, 교통사고, 열상 등의 경증외상 환자들은 일차의료기관 또는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을 우선 이용하고 상급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이용을 자제해달라"며 "응급실은 영양제 투여, 고혈압, 당뇨병 투약 등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이나 증상의 관리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회는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본인의 질병과 치료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다른 의료기관 방문시에도 차질이 없도록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사회는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들은 연휴기간 이전에 처방을 미리 받아 치료 중단에 따른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요양원, 요양병원 등 만성환자들의 만성적인 증상의 경우 연휴기간에 응급실로 방문할 것이 아니라 연휴기간 이후 외래나 다른 경로로 진료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만성적인 증상은 응급실이 아닌 연휴 이후 외래진료를 권유하고, 만성질환자의 급성 악화증상은 119에 신고해 적절한 조치에 따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동안 발생할 만한 경증 질환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음식물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복통, 설사와 같은 증상 발생을 예방하고 어린이, 노약자들의 손상이나 부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만약 경증환자가 발생발생할 경우 가까운 일차의료기관과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명절 연휴 기간이 연중 최고로 취약한 기간"이라며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응급실 현장을 어렵게 지켜 나가는 응급의료진들과 응급처치가 필요한 중증응급환자들을 위해 경증 응급환자의 119, 응급실 이용을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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