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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지붕 씌웠더니 MZ 몰려왔다…매출 2배 뛴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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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1회 작성일 24-08-0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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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은 전통시장이 MZ들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비닐지붕 아케이드 덕이다.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50년 넘은 전통시장이 MZ들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비닐지붕 아케이드 덕이다.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서울 용산구 해방촌, 한국 전쟁 이후 피난민이 모여 살아 이름 붙여진 이 동네 전통시장신흥시장이 MZ 세대에게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신흥시장은 1970~80년대 니트 산업이 번성했을 당시 정점을 찍고 쇠락했던 곳이다. MZ세대는 일반적으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한 사람을 말한다. 이 전통시장은 또 국내 권위 있는 건축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최 대한민국 공간대상에서 국무총리상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신흥시장이 변신하게 된 것은 서울시가 2017년 환경개선사업에 나서면서다. 서울시는 시설이 낡고 문 닫은 상가가 많아 우범지대로 전락한 신흥시장 환경개선을 위한 설계공모를 했다. 그 결과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와 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가 합작해 디자인한 ‘클라우드CLOUD’가 당선됐다. 홍석규 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처음 신흥시장을 갔을 때 서울에서 이렇게 낙후한 곳이 있었나 싶어 놀랐다”고 말했다.


과거 슬레이트 지붕이 덮여져 있던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과거 슬레이트 지붕이 덮여져 있던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구름처럼 띄운 비닐지붕 아케이드
이들 건축사사무소가 내놓은 해법은 간단했다. 시장을 어둡게 만드는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바람과 빛이 통하는 아케이드를 새로 만들었다. 위진복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장은 “전통시장에 가면 아케이드 지붕이 건물 사이를 지나치게 막고 있어 환기가 잘 안 돼 냄새가 난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아케이드 지붕을 건물 위로 구름처럼 높게 띄웠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클라우드 전경. 비닐 신소재를 써서 가볍고 투명하다.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신흥시장

신흥시장의 새 아케이드 지붕인 클라우드 단면도.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신흥시장의 새 아케이드 지붕인

대신 지붕을 가볍고 견고한 소재로 만들었다. 기둥을 종전보다 얇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ETFE초극박막 불소수지 필름로, 일종의 비닐 신소재다. 유리보다 가벼우면서 때도 덜 타고 투명해 미래의 건축자재로 꼽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인 ‘베이징국가유영센터’도 이 소재로 만들었다. 비닐 두 겹을 써서 그사이 공기를 채운 결과, 시장 골목길에 설치하는 기둥 두께가 16.5㎝로 줄었다. 명함을 샤프심으로 받치는 수준이다. 결국 이름대로 구름 같은 아케이드가 됐다.

하지만 48개에 달하는 기둥 위치가 문제였다. 상인들은 가게 앞에 기둥을 세우는 것을 반대했다. 게다가 기둥을 설치하기 위해 땅을 팠더니 흙으로 만든 하수관토관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우수관과 오수관을 다시 설치했다. 주민 협의를 거쳐 기둥 위치가 바뀔 때마다 땅 밑 관 위치도 바꾸는 바람에 설계 기간만 4년 걸렸다. 결국 2018년 3월 마칠 예정이었던 이 프로젝트는 2022년 6월에서야 완성했다.

신흥시장 클라우드의 전경,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신흥시장



완공까지 5년, 비닐지붕 덕에 매출 두배로
일반적인 전통시장은 1층 상가만 활성화한다. 그 위층은 주로 창고나 주택으로 쓰인다. 하지만 신흥시장은 아케이드를 건물 위로 올리자 옥상 뷰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대부분의 점포가 임대됐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2019년 신흥시장 입점 상가 매출액은 총 14억70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는 38억4000만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위진복 소장은 “이런 방식으로 전통시장 아케이드를 디자인한 것은 신흥시장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건축가가 받은 설계비는 8000만원이라고 한다. 공사비는 공모전 때15억원보다 배로 증가했지만, 설계비는 늘지 않았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설계비를 적게 받은 프로젝트였지만 두 건축가가 멋지게 완성했다”며 “재생사업이라고 하면 감성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는데, 건축공학을 적용한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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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화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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