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박민수·김윤이 대통령 속여…현장 모르는 총리 사퇴해야" > 사회기사 | society

의협, 대통령 2주년 기자회견 관련 입장 발표
"의료계 통일안 원점 재검토...부디 대통령이 결단"
외국 의사 투입 계획에 "안이한 인식, 함부로 망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 김윤 서울대 교수를 거칠게 비난했다.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속였다며 강대강 대치를 끝낼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임 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관련 입장을 밝히며 박 차관과 김 교수를 직격했다. 박 차관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이끌며 의사들과 갈등을 빚었고, 김 교수는 의대 증원을 주장한 의사 출신 학자로 22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에 당선됐다.

임 회장은 "박민수와 김윤 같은 폴리페서들이 대통령을 망치고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건물을 짓는 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를 넣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수수깡을 넣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박 차관과 김 교수는 "이런 자들"로 지칭했지만 대통령을 향해서는 존댓말을 쓰며 상대적으로 다른 태도를 보였다. 임 회장은 "세계가 놀라워하는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면 수십 년간 절대로 복구하지 못하고 나중에 온갖 책임은 대통령께서 뒤집어쓰실 것"이라며 "부디 이제는 국정을 책임지시는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들이 통일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게 걸림돌"이라고 한 전날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통일된 안은 원점 재논의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통일안이 없었던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촉구한 대통령의 결단도 이와 같은 선상에 있다. 임 회장은 "박민수와 김윤이 대통령을 속여 진행한 의대 정원 문제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백지 상태에서 다시 논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임기를 마치고 나오실 때 성공한 대통령,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게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추진하는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행위 허용과 관련해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도 날을 세웠다. 의협 기자회견 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한 총리는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진료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은 안 되는 사람들이 외국 의대에 가는데, 그들에게 본인 부모의 목숨을 맡길 수 있느냐"면서 "의료 현장을 잘 모르니까 함부로 말하는 것이고, 이런 말을 할 거면 오늘 당장 총리 사퇴를 요구한다"고 쏘아붙였다.

외국 의사 도입에 대한 반발에 박 차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대규모 의료 공백이 예상되는 비상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차원"이라며 "그런 공백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의료 공백이 없으면 외국 의사가 들어올 일도 없다"고 부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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