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짜고 치는 거지"…그날 서울중앙지검 1502호실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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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뇌물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에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조사를 받던 장씨가 수사기밀과 압수물 등을 무더기로 촬영해버린 겁니다. 주로 본인 횡령과 관련된 자료였는데 장씨 최측근은 횡령을 뇌물로 둔갑시켰다고 폭로했습니다. 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의심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검 1502호실입니다. 당시 이곳에선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과 만구수산 정희석 대표가 엮인 뇌물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제보자겸 피의자였던 장씨는 이곳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관련 자료 등 171장을 찍었습니다. [노씨/전 만구수산 임원·당시 사건 참고인 2019년 11월/박정태와의 통화 : 고소장, 증빙자료, 사진 다 찍었어. 그냥 찰칵찰칵 찍어버리더라고.] 이중 본인이 쓴 법인카드 내역은 58장을 찍습니다. [장씨 2020년 1월/박정태와의 통화 : 내가 그때 검찰 중앙지검 갔을 때 카드 내역 찍어왔잖아.] 압수물 중 일부는 가지고 나왔습니다. [노씨 2019년 11월/박정태와의 통화 : 검사가 잠깐 저 화장실 갔다 올게요. 이러고 나갔나봐. 방에 장 대표 혼자 남겨놓고, 거기서 서류 몇 장 뺐잖아.] 장 씨는 이런 자료를 본인 횡령 사건 등에 방어용으로 사용한 걸로 추정됩니다. [정희석/전 만구수산 대표 : 검사실에서 빼돌린 자료를 가지고 조사에 임하니까 쉽게 말해서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는 거죠.] 장씨 측근은 횡령한 돈이 고등군사법원장 뇌물로도 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태/장씨 측근 : 이동호 장군 뇌물 부분도 횡령과 같은 시기다 보니까 본인들 횡령 부분을 그걸로 엎어 씌우려고 작전도 세웠고 뇌물에 대한 실질적 공여 부분에 장씨의 진술 외에는 없어요.] 수사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정황도 발견됩니다. 장씨 진술조서 5회에선 육군 중령에게 뇌물을 줄 때 정희석 대표가 있었다고 했다가 진술조서 8회에서 이를 번복합니다. 장씨는 측근과 통화에서 정 대표가 이날 해외에 있었다는 사실을 검찰측이 알려줬다고 말합니다. [장씨 진술조서 8회 당일 새벽/박정태와의 통화 : 저녁에 전화 왔더라고 문 중령 다시 한번 하자고, 왜냐하면 문 중령 할 때 그때 정희석이 마닐라를 가버린 거야. 지금 짜고 치는 있는 거지. 아예 나한테 특정한 날짜하고 금액을 다 가르쳐 주더라고.] 장씨 진술조서 5회와 8회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거론된 육군 중령은 영장실질심사 직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장씨 문 중령 사망 이틀 뒤/박정태와의 통화 : 문 중령XX죽어가지고. 안 죽을 사람이 죽어버렸잖아. 정희석 죽이고 싶었는데 갑자기 문 중령이 죽는 바람에 여기서 좀 덮자.] 장씨는 사건 담당 검사와 친분도 과시했습니다. [장씨 2020년 1월/박정태와의 통화 : 오늘 검사랑 통화했는데 대검에서 파견으로 고양지검을 나간 거래. 영전을 한 거래. 잘 됐지. OO이검사도 내가 진급시켜준 거지 뭘. OO이검사하고 다 끝마치고 소주 한 잔 먹기로 했어.] 이 사건을 맡은 담당 검사는 실제 장 씨와 동갑이고 승진도 했습니다. [정희석/전 만구수산 대표 : 대한민국이 나를 그냥 죽이려고 하나.] 이에 대해 장 씨는 당시 검사실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장씨/전 만구수산 임원 사건 기록 유출자 : 제가 그거를 뭐 일탈이겠죠. 제 개인의. 어떻게 보면. 저는 기억이 안 나요. 그게 잘 기억이요.] 담당 검사는 수사에는 문제가 없었단 입장입니다. [당시 담당 검사 : 몰래 찍었겠죠. 우리가 찍으라고 허용하지는 않았겠죠.] 지난해 4월 JTBC 보도 직후 서울고등검찰청은 감찰에 착수하고 국감장에서도 질타가 쏟아졌지만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년 10월 / 국정감사 : 압수품 사진을 찍고 유출한 것을 넘어서서 수사를 조작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사를 이건 해야 될 건이라고 봅니다.] 8개월 넘게 바뀐 건 없습니다. ※자세한 취재 내용은 웨이브Wavve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6회 https://www.wavve.com/player/vod?landing=seasonamp;programid=C9901_C99000000120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VJ :한재혁·이지환·허재훈 / 영상자막 : 이서연 / 리서처 : 이채빈·박효정] 배승주 기자 bae.seungju@jtbc.co.kr [영상취재: 김영철] [핫클릭] ▶ 최상목 "부동산 PF, 분양가 폭락하면 폭망 구조" ▶ 이 커플이 더 오래가더라…프랑스 팍스 뭐길래 ▶ 양산시의원, 원피스 나미 가슴 만지며 인증샷 ▶ 최강야구 캡틴 박용택 "LG트윈스에서 영광 꿈꿔" ▶ 은퇴자 천국이었던 이곳, 어쩌다 갱단의 나라 됐나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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