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짐승을 죽인 것" 주부의 복수극…21년 전 성폭행범 처단 [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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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짐승을 죽였습니다. " 살인죄로 법정에 선 삼십 대 가정주부가 진술을 위해 이같은 말을 남겼다. 살인 사건이 발생한 때는 1991년 1월 30일. 전라북도 남원의 한 가정집에서 55세 남성 송백권이 식칼에 찔려 살해됐다. 살인자는 나이 서른의 여성 김부남. 치정 관계에 의한 살인은 아니었다. 김부남은 9살 때 송씨에게 성폭행당하고 그에 대한 복수로 살인을 결심하고 행동에 옮긴 것. 어린 시절 김씨의 집에는 우물이 없었다. 김씨는 송씨의 집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곤 했다. 송씨는 이를 악용해 어린 김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거기에다 이 사실을 알리면 가족을 해칠 것이라고 협박해 어린 김씨는 피해 사실을 아무에게도 토로하지 못했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정상적인 삶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심각한 대인 기피증과 혐오증을 겪었다. 또 성인이 된 후 결혼했지만 어릴 적 당한 성폭행 후유증으로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김부남은 자신의 이러한 이상적인 행동의 근원이 어릴 적의 성폭행 사건임을 알게 됐다. 이에 강간범 송백권을 경찰에 고소하려고 했지만, 당시 성폭력범죄는 친고죄로 고소기간은 6개월이었다. 이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도 훨씬 넘긴 상황이었다. 이에 분개한 김부남은 송백권에 집에 찾아가 난동을 피웠으나, 송백권은 단돈 40만원을 김부남의 오빠에게 전달하며 합의를 종용했다. 자신의 오빠가 40만원이라는 돈에 자신의 상처를 덮으려고 했다는 사실과 법적으로는 이미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음을 알게 되자, 김부남은 스스로 가해자를 처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직접 가해자의 집에 식칼을 들고 찾아가 살해하기로 결정한 것. 김부남은 범행을 저지른 후 현장에서 곧바로 검거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같은 해 4월 10일 전북지역의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김부남의 무죄 석방을 위한 활동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이어 김부남 사건 대책위원회 대책위를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대책위는 김부남씨 면회와 가족 면담, 공동변호사 구성, 공판 참관, 판사 면담, 기자회견 등을 통한 각 언론사 홍보, 서명 작업, 후원회 구성과 기금 마련 활동양말판매등을 주선했다. 아울러 성폭력 피해에 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필요성과 성폭력 관련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활동도 함께 했다. 한편, 김부남은 1991년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 치료감호를 선고 받았다. 김부남은 이후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돼 약 1년 7개월간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치료감호를 받은 이후 1993년 5월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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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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