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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구청장 남천동 살아?" 악성민원 공무원 연기에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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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4-05-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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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금천구 시흥4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특이민원 대응 경찰 합동 모의훈련/ YTN

지난 1일 금천구 시흥4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특이민원 대응 경찰 합동 모의훈련/ YTN

“너희들 일하기 싫어서 지금 떠넘기는 거 아니야?”

지난 1일 서울 금천구에서 악성민원 대응 모의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민원인 역할을 맡은 공무원의 열연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2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10개 동 민원실에서 ‘특이민원 대응 경찰 합동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시흥4동 주민센터에선 혼인신고를 하러 온 민원인이 폭언을 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영상을 보면, ‘특이 민원 모의훈련’이라고 적힌 종이를 등에 붙인 남성은 주민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아가씨, 오늘 혼인신고 하러 왔어”라며 반말로 말을 걸었다. 담당 직원이 “혼인신고는 주민센터가 아닌 구청에서만 가능하다”고 안내하자, 이 남성은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다.

남성은 이후 종이를 구겨 공무원에게 집어던졌고, 욕설을 하며 “대통령이 와도 이렇게 할 거냐”고 따졌다.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대사를 패러디해 “너희 구청장 어디 살아? 남천동 살아?”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공무원은 “원활한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상 촬영하겠다”며 보디캠으로 채증을 시작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남성을 진압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된다. 네티즌들은 민원인 역을 맡은 공무원에 대해 “배우로 전직해야 할 듯” “정말 저런 사람들이 있다고?” “오랜만에 웃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열연을 펼친 직원은 시흥4동주민센터 행정자치팀의 4년차 공무원 김기석 주무관이다. 김 주무관은 2일 조선닷컴에 “모의훈련 바로 직전에 민원 응대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는 더 한 일들도 발생한다”며 과장된 연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임용 전 사회복지직으로 근무했을 땐 한 달에 한 번꼴로 폭언과 폭력을 하는 민원인들이 있었다”며 “기초생활수급자가 지금 당장 돈을 달라며 폭언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도 사람이라 심한 욕설에 상처를 받는다.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필주 지역복지팀장은 “혼인신고는 구청이나 읍·면사무소에서만 접수가 가능하다”며 “이를 모르는 젊은 민원인들 중에서도 의외로 ‘왜 안 되느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폭언·폭행·성희롱 등 민원인의 위법 행위는 2018년 3만4484건에서 2021년 5만1883건으로 1.5배가량 늘었다. 올해 3월에는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되고 항의성 민원을 받은 30대 경기 김포시청 공무원이 유명을 달리했다. 작년 8월에는 경기 화성에서 고성을 지르던 민원인을 응대하던 공무원이 어지러움을 느끼다 쓰러져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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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hs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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