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걸음도 못 걷는데…동물 학대가 아니라고요?"[댕댕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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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목줄, 빈 밥그릇, 발에 대변 범벅, 매일 울부짖어 "남편 오면 조치" 강아지 주인 손 편지 남겼지만… 이웃 주민들 신고…경찰 "이게 왜 학대냐?" 무대응 동물 학대로 처벌 가능할까? 변호사·동물단체 입장은
댕댕냥냥 동물 세상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열 걸음도 걷지 못하고 매일 묶여 있는데 학대가 아니라고요?"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의 공용 공간에서 목줄에 묶여 울부짖는 강아지를 목격했지만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10일 CBS노컷뉴스에 "지난 4월부터 한 달가량 방치된 강아지 주변엔 집과 그릇은 있었지만 사료와 물은 항상 비워져 있었다. 2m 이내 짧은 줄에 묶인 강아지는 좁은 행동반경 탓에 대변이 사방에 널려 있었으며, 발에는 온갖 오물이 묻어 있었다"고 제보했다. 개 짖는 소리가 극도로 심해지자 다른 이웃인 B씨는 주인이 알아볼 수 있도록 쪽지를 남겼다. "최근 개가 짖는 시간이 무척 길어졌다. 심한 경우 2시간 이상씩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짖는다. 일상에 신경이 쓰일 정도로 짖어대는 날은 괴롭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강아지 소유주로 보이는 이로부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남편이 출장 중이라 오는 즉시 조치하겠다. 며칠만 양해 부탁한다"는 자필 편지가 도착했다. 이같은 사과에도 이웃 주민들은 여전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앞서 총 3마리의 강아지들이 대략 한두 달 주기로 바뀌어가며 방치되고 있었지만, 학대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동물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도 해봤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이게 왜 학대냐? 신고해도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주인이 자신의 개를 묶어둔 것일 뿐"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대표는 "해당 사례는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반려인과 전혀 교류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강아지가 2m가 안되는 줄에 묶여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없는, 호기심을 충족할 수 없는 장소에서 자라게 될 때 특히 무기력함을 느끼면서 정서적인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 학대 의심에도…죽거나 다쳐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동물 학대 의심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동물이 죽거나 다쳐야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동물보호법 제10조동물 학대 등의 금지 4항2호는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및 먹이 제공, 적정한 길이의 목줄, 위생·건강 관리를 위한 사항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관리 또는 보호 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율하고 있다. 시행규칙에선 반려동물의 몸길이에 따른 사육 공간 크기를 제시하거나, 동물을 줄로 묶어서 사육하는 경우 그 줄의 길이는 2m 이상해당 동물의 안전이나 사람 또는 다른 동물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제외한다으로 하라는 등의 조건을 정해두고 있다. 반려동물그룹PET LAWFIRM의 조찬형 변호사법무법인 청음는 "현행법상 반려동물의 최소한의 사육공간을 입증해야 하고, 사실상 상해나 질병이 유발됐거나 죽음에 이르렀을 때만 처벌이 가능해진다"고 봤다. 다만 "주민들 공용공간을 독점으로 사용한 점은 민사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보이며, 등록대상동물의 소유자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른 동물 등록을 하지 않았을 경우엔 벌금 처벌까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이 대표는 "당장 강아지의 건강 상태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환경 여건 상 추후 질병이 유발될 가능성이 다분하므로, 동물 학대 정황이 분명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자체 공무원을 통해 피학대 동물을 소유자로부터 격리하는 등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물보호법 한층 강화됐지만…구멍 여전히 존재동물 학대 행위로 동물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가해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또 반려동물에 한해서만 방임과 방치에 대한 죄를 물을 수 있다는 점도 현행법의 구멍이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에 한정해 최소한의 사육 공간과 위생, 건강 관리에 소홀할 경우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소유주가 동물을 반려가 아닌 목적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할 경우 동물을 짧은 목줄에 묶어 사육해도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동물보호법 전문가 한재언 변호사는 "반려의 목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소유자의 주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소유자의 내심의 의사를 여러 가지 객관적인 정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명백하게 동물 생산업이나 농장동물과 같이 반려의 목적이 없다면 모를까, 일반 가정에서 동물을 키우면서 반려의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쉽게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반려의 정의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아서다.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면, 반려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의 형태로 규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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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민희 기자 ymh1846@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아이 혼자 화장실 보냈다고…알바생에게 소리친 엄마?[이슈세개] - 외로움 느끼면 뇌 구조 변한다…신경병 발병 가능성도 ↑ - 배우 정유미 새벽 응급실行 - "휴대전화 24시간 켜놔라" 시대착오 발언한 임원 후폭풍 - 하이브, 민희진 직격…"상사로서 직원 보호할 생각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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